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심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대형 항공기 취항을 고려한 활주로 길이와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 미군 협의 여부 등이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서울지방항공청은 오는 30일과 31일 양일간 설계심의를 진행한다. 작년 3월 사전심사를 통과한 DL이앤씨와 현대건설, HJ중공업이 이번 사업 수주전에 참여했다.
2022년 국토부가 고시한 기본계획에 따르면 새만금 공항은 오는 2058년 기준 전북지역 전체 항공여객 수요 105만명과 화물 8000톤(t)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군산시 옥서면 일대에 건설된다. 사업비는 8077억원이 투입된다. 2500m 길이 활주로와 계류장, 관제탑 등이 들어선다.
심의의 막판 변수는 ‘활주로 길이’가 꼽힌다. 새만금을 둘러싼 상황이 기본계획 수립 당시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새만금의 물동량을 감안했을 때 활주로 길이가 더욱 길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새만금국가산업단지는 LS그룹·SK온·LG화학 등을 중심으로 2차전지 기업 70여 개가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2차전지 산업의 ‘메카’로 불리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정부는 새만금산단을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니켈, 리튬 등 원료를 수입·가공해 재수출하는 2차전지는 물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항공 화물의 90% 이상이 인천공항에 집중된 상황에서 새만금 공항을 통해 미국·유럽 등으로 운송하면 물류비와 운송 시간이 모두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 유럽 등을 오가는 대형 항공기(E급)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길이가 사업자 선정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기본계획상 새만금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500m다. 전남 무안공항(2800m)이나 충북 청주공항(2744m)은 물론 기존 군산공항(2745m)보다도 짧다. 이 정도 규모의 활주로에선 중형 항공기(C급)만 띄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져 미주·유럽행 국제선 운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항공업 특성상 비행 거리가 길수록 수익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전국 15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곳은 인천·제주·김해·김포 등 4곳에 불과한데, 모두 활주로 길이가 3000m를 넘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공항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고 한 번 지어지면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초기 계획 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새만금은 투자 유치뿐 아니라 물류 교통망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5만t급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를 갖춘 새만금 신항만이 2026년 개항한다. 2040년까지 9개 선석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KTX 허브인 익산역과 연결되는 철도망도 2030년 구축된다. 이와 함께 새만금 공항 건설로 이른바 ‘트라이포트(Tri-Port, 공항‧항만‧철도)’ 물류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연계 교통망 확충은 새만금 접근성 개선과 2차전지 같은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례로 새만금개발청이 추산한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건설 사업의 생산 유발 효과는 약 2조1900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약 1만5700명에 이른다.
새만금 공항은 군 공항인 군산공항과 인접한 만큼 주한미군과의 협의도 과제로 남아있다. 군산공항은 군산 미군기지 안에 있는 군 공항이어서 미군과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협의가 끝나야 새만금 공항 건설을 위한 각종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 새만금 공항은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2029년 개항 예정으로 일정대로라면 공사 기간은 5년에 불과하다. 미군 측과 협의 절차를 거치다 보면 새만금 공항 건설 사업이 정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다.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새만금 공항 건설 기간 전국적으로 약 2조7000억원의 생산·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약 1만2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공사 완료 후에도 종사자 및 투자유치 등으로 인한 일자리와 생산·부가가치 효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