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워홈 오너일가가 벌이는 ‘남매의 난’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아워홈이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회사의 방향타를 가를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년간 이어진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은 최소 3인 이상의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하지만, 현재 아워홈 사내이사는 2인뿐이다. 지난 3월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10여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측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반면 구미현 씨는 남편 이영일 씨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아워홈 내부에서도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현재 아워홈을 이끌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과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면 해외 진출 등 주요 신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남 편든 장녀에 ‘구지은 체제’ 흔들…회사 안팎서 우려 커져 아워홈 지분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과 구미현 씨, 구명진 씨가 모두 손을 잡아야만 구 전 부회장과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구미현 씨는 현재 구 전 부회장과 움직임을 같이 하고 있다. 둘의 지분 합계는 57.84%로 과반을 넘는다.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오는 6월3일에 끝나는 만큼,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아워홈 안팎에서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구지은 부회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워홈 노동조합은 현 ‘구지은 체제’ 유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 22일 구미현 씨 자택 앞에서 구미현 씨와 이영일 씨 사내이사 사임을 촉구한 바 있다. 경영 경험이 없는 구미현 씨와 이영일 씨는 물론,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구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 27일 구 전 부회장의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아워홈의 대외적 이미지도 훼손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현재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사건으로 재판 중인 데다, 과거 보복 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도덕성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B2C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아워홈이 ‘오너 리스크’에 휩싸일 경우 자칫 불매운동 등으로 불길이 번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별다른 과오 없이 경영을 이끌어 온 구 부회장이 물러나는 게 아워홈에겐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구 부회장 ‘자사주 매입’ 승부수…‘남매 전쟁’ 부른 지분 구조 정리될까 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 아워홈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아워홈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자사주 1401만9520주를 매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구미현 씨가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맞춰 구 부회장도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워홈의 ‘남매 전쟁’이 비교적 균등한 지분 구조로 인해 벌어진 만큼 자사주 매입이 실현될 경우 수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도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구미현 씨는 그동안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이며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키워 왔다. 지난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힘을 합쳐 ‘구지은 체제’를 구축했지만, 2022년엔 다시 구 전 부회장과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부회장과 함께 거액의 배당을 요구하며 ‘구지은 흔들기’에 나섰다가, 막판에 돌연 배당안을 철회하며 회사 측 안에 표를 던졌다. 구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할 경우 ‘구지은 체제’도 한층 굳건해질 수 있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대표직을 맡은 2021년 매출 1조7408억원, 영업이익 약 2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아워홈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1년 만에 정상화한 것이다. 지난해엔 구 부회장이 주도한 해외 사업 성과가 두드러지며 매출액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방향타 잃을까 우려"…운명의날 D-1, 아워홈 '남매전쟁'에 쏠리는 눈

31일 임시주주총회서 사내이사 추가 선임 안건 등 처리 예정
‘장녀 변심’에 ‘구지은 체제’ 또 흔들…구 부회장 재선임 여부 촉각
구 부회장 꺼내든 ‘자사주 매입’ 카드, 지분구조 정리·경영 안정 승부수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5.30 08:08 의견 0
사진=아워홈

오너일가가 벌이는 ‘남매의 난’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아워홈이 ‘운명의 날’을 앞두고 있다. 회사의 방향타를 가를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년간 이어진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자본금 10억원 이상 기업은 최소 3인 이상의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하지만, 현재 아워홈 사내이사는 2인뿐이다. 지난 3월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10여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은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 측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반면 구미현 씨는 남편 이영일 씨와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아워홈 내부에서도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현재 아워홈을 이끌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과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면 해외 진출 등 주요 신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남 편든 장녀에 ‘구지은 체제’ 흔들…회사 안팎서 우려 커져

아워홈 지분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삼녀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과 구미현 씨, 구명진 씨가 모두 손을 잡아야만 구 전 부회장과 표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구미현 씨는 현재 구 전 부회장과 움직임을 같이 하고 있다. 둘의 지분 합계는 57.84%로 과반을 넘는다.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오는 6월3일에 끝나는 만큼,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아워홈 안팎에서는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구지은 부회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아워홈 노동조합은 현 ‘구지은 체제’ 유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 22일 구미현 씨 자택 앞에서 구미현 씨와 이영일 씨 사내이사 사임을 촉구한 바 있다. 경영 경험이 없는 구미현 씨와 이영일 씨는 물론,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구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 27일 구 전 부회장의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아워홈의 대외적 이미지도 훼손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현재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사건으로 재판 중인 데다, 과거 보복 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도덕성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B2C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아워홈이 ‘오너 리스크’에 휩싸일 경우 자칫 불매운동 등으로 불길이 번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별다른 과오 없이 경영을 이끌어 온 구 부회장이 물러나는 게 아워홈에겐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구 부회장 ‘자사주 매입’ 승부수…‘남매 전쟁’ 부른 지분 구조 정리될까

구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 아워홈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아워홈 전체 지분의 61%에 해당하는 자사주 1401만9520주를 매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구미현 씨가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맞춰 구 부회장도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워홈의 ‘남매 전쟁’이 비교적 균등한 지분 구조로 인해 벌어진 만큼 자사주 매입이 실현될 경우 수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도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워홈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구미현 씨는 그동안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 사이를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이며 아워홈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키워 왔다. 지난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힘을 합쳐 ‘구지은 체제’를 구축했지만, 2022년엔 다시 구 전 부회장과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구 전 부회장과 함께 거액의 배당을 요구하며 ‘구지은 흔들기’에 나섰다가, 막판에 돌연 배당안을 철회하며 회사 측 안에 표를 던졌다.

구 부회장의 승부수가 통할 경우 ‘구지은 체제’도 한층 굳건해질 수 있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대표직을 맡은 2021년 매출 1조7408억원, 영업이익 약 2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아워홈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2020년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1년 만에 정상화한 것이다. 지난해엔 구 부회장이 주도한 해외 사업 성과가 두드러지며 매출액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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