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 현장. (자료=연합뉴스)
하반기에도 건설·부동산 업황에 먹구름이 끼었다. 고금리와 고물가의 압박이 계속돼 건설사들의 먹거리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15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수주는 170조2000억원으로 전년(189조8000억원) 대비 1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229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5.9%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수주 감소 전망의 배경에는 민간 부문에서의 부진 예상이 있다. 민간수주액은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토목과 건축 수주가 모두 부진해 전년 대비 16.1% 감소할 것이라는 게 건산연의 분석이다. 반면 공공수주는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증가와 광역급행철도(GTX) 공사와 가덕도신공항 사업 추진 등 대형 토목사업 영향으로 0.8% 늘어나겠다.
건설업계 동행지표인 1~4월 건설기성(건설 업체의 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해 집계한 통계)은 57조5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으나 지난해 건설기성의 전년 대비 증가폭이 10.7%였던 걸 고려하면 성장세가 크게 완만해진 셈이다.
건설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악화될 전망이다. 건설투자 전망 금액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302조1000억원이다. 건설사의 신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월 기준 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25개 건설업체 중 7개 업체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건설공사비지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2021년 11.3% 상승했으며 이듬해에도 10.7% 올랐다. 지난해에도 3.7% 상승했으나 상승폭 자체는 크게 축소됐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이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2024 하반기 건설 경기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정지수 기자)
공사비 상승과 자금조달 여건 악화 속에서 건설사의 선별수주 기조는 더욱 심화하는 형국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디자 건설사들은 까다롭게 주택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알짜 입지로 꼽히는 한강변과 강남의 주요 프로젝트 수주도 꺼리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2차 입찰에은 건설사의 무응찰로 유찰됐다.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도 투찰한 건설사가 전무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공사비 상승세는 둔화됐으나 높은 공사비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대한 선별적 수주가 이뤄져 전체적인 수주는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올해 건설경기 회복과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 및 금융시장 안정화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GTX와 가덕도신공항 같은 대형 토목사업의 경제적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관련 사업 정상적 진행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자금조달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각 건설사는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기술 투자를 통한 중장기적 비용 절감 및 경쟁력 제고 방안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위험 분산 및 수익성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