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선보인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3종. ‘생귤탱귤 제로’를 제외하면 0칼로리 제품은 아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가 ‘제로 칼로리’ 제품 개발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스크림 시장에 ‘제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당장 주력 브랜드의 ‘제로’ 제품 개발이 어려워서다. 롯데윌푸드와 시장점유율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새롭게 떠오른 ‘제로’ 시장 선점이 중요한 요소임에도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8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자사 기준 비주력 제품군을 위주로 ‘제로 아이스크림’들을 출시하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와 ‘생귤탱귤 제로 감귤’를 선보이며 제로 빙과 제품군을 확대했다. 앞서 출시한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와 자회사인 해태아이스에서 내놓은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를 포함하면 ‘제로’ 라인업만 4종에 이른다. 하지만 스테디셀러인 ‘더위사냥’을 포함해도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높지 않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재 제로 아이스크림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관찰하는 시기로 보고 있으며, 추후 시장이 커지고 무르익는다면 주력 제품으로도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시점에서는 주력 제품을 제로 슈거나 제로 칼로리로 선보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웰푸드는 전사적으로 헬스앤웰니스를 강화하며 일찌감치 ‘제로’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해 왔다. 지난해 여름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통해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3종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칼로리까지 0으로 낮춘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연이어 출시했다. ‘죠크박’으로도 불리는 바 아이스크림 3종은 롯데웰푸드 빙과류의 ‘간판’ 브랜드들이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4월 출시한 죠스바·스크류바 0칼로리 제품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파급력이 큰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0칼로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일 선보인 수박바 0칼로리를 더해 0칼로리 아이스바 라인업을 갖추고 여름 성수기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지방’ 딜레마에 걸음 무거워진 빙그레 지난해 소매점 기준 빙그레 빙과 매출 1~3위를 차지한 떡붕어싸만코, 메로나, 투게더 제품 이미지. 해당 브랜드 모두 현재로서는 0칼로리 구현이 불가능하다. (사진=빙그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매출 기준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웰푸드가 39.86%, 빙그레와 해태제과는 39.85%로 불과 0.01% 차이였다. 순위를 가르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올해 새롭게 떠오른 제로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에서의 성패가 업계 순위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력 브랜드를 앞세운 롯데웰푸드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빙그레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당장 주력 제품을 완전한 0칼로리로 선보일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소매점 기준 빙그레 빙과 매출 순위는 떡붕어싸만코, 메로나, 투게더 순이었다. 모두 유지방 등이 함유된 아이스크림으로, 설탕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하더라도 완전한 0칼로리를 구현할 수 없다. 유지방 함량이 고급 아이스크림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데다, 빙그레에서도 유지방 함량을 마케팅에 활용해온 만큼 무작정 유지방 함량을 낮추기도 어렵다. 게다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설탕과 감미료의 미묘한 맛 차이를 조율해 기존 제품과 유사한 맛을 내야 하는데, 함유된 재료가 많은 만큼 맛을 구현하는 난이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그나마도 떡붕어싸만코 제품은 겉면의 과자와 팥 등으로 인해 감미료를 사용하더라도 칼로리 감소 폭도 낮은 편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지방이 풍부한 제품의 맛과 식감을 유지하면서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개발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풍미를 똑같이 재현하기는 힘든 일”이라며 “기존 제품에서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개발했는데 맛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 오히려 제품의 장점을 깎아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제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올해 판매량과 소비자 재구매 빈도 등을 살펴본 뒤 주력 브랜드에 대한 제로 슈거 제품 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iz뷰] 빙과시장 주도권 경쟁에도…빙그레, ‘0 칼로리’ 올인 못하는 사연

롯데웰푸드·빙그레, 잇달아 ‘제로’ 아이스크림 신제품 출시
빙그레 ‘신중’vs롯데웰푸드 ‘선점’…제로 시장 두고 온도차
주력 브랜드 ‘유지방’ 딜레마 빠진 빙그레 “시장 예의주시”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7.08 17:46 의견 0

빙그레가 선보인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3종. ‘생귤탱귤 제로’를 제외하면 0칼로리 제품은 아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가 ‘제로 칼로리’ 제품 개발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아이스크림 시장에 ‘제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당장 주력 브랜드의 ‘제로’ 제품 개발이 어려워서다. 롯데윌푸드와 시장점유율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새롭게 떠오른 ‘제로’ 시장 선점이 중요한 요소임에도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8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자사 기준 비주력 제품군을 위주로 ‘제로 아이스크림’들을 출시하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와 ‘생귤탱귤 제로 감귤’를 선보이며 제로 빙과 제품군을 확대했다. 앞서 출시한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와 자회사인 해태아이스에서 내놓은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를 포함하면 ‘제로’ 라인업만 4종에 이른다. 하지만 스테디셀러인 ‘더위사냥’을 포함해도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높지 않다.

빙그레 관계자는 “현재 제로 아이스크림 시장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관찰하는 시기로 보고 있으며, 추후 시장이 커지고 무르익는다면 주력 제품으로도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시점에서는 주력 제품을 제로 슈거나 제로 칼로리로 선보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웰푸드는 전사적으로 헬스앤웰니스를 강화하며 일찌감치 ‘제로’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해 왔다. 지난해 여름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통해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미니바이트 밀크&초코’ 등 3종을 선보였으며, 올해는 칼로리까지 0으로 낮춘 죠스바, 스크류바, 수박바를 연이어 출시했다. ‘죠크박’으로도 불리는 바 아이스크림 3종은 롯데웰푸드 빙과류의 ‘간판’ 브랜드들이다.

롯데웰푸드가 지난 4월 출시한 죠스바·스크류바 0칼로리 제품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파급력이 큰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0칼로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1일 선보인 수박바 0칼로리를 더해 0칼로리 아이스바 라인업을 갖추고 여름 성수기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지방’ 딜레마에 걸음 무거워진 빙그레

지난해 소매점 기준 빙그레 빙과 매출 1~3위를 차지한 떡붕어싸만코, 메로나, 투게더 제품 이미지. 해당 브랜드 모두 현재로서는 0칼로리 구현이 불가능하다. (사진=빙그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매출 기준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웰푸드가 39.86%, 빙그레와 해태제과는 39.85%로 불과 0.01% 차이였다. 순위를 가르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올해 새롭게 떠오른 제로칼로리 아이스크림 시장에서의 성패가 업계 순위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력 브랜드를 앞세운 롯데웰푸드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빙그레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당장 주력 제품을 완전한 0칼로리로 선보일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소매점 기준 빙그레 빙과 매출 순위는 떡붕어싸만코, 메로나, 투게더 순이었다. 모두 유지방 등이 함유된 아이스크림으로, 설탕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하더라도 완전한 0칼로리를 구현할 수 없다. 유지방 함량이 고급 아이스크림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데다, 빙그레에서도 유지방 함량을 마케팅에 활용해온 만큼 무작정 유지방 함량을 낮추기도 어렵다.

게다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도 쉬운 작업이 아니다. 설탕과 감미료의 미묘한 맛 차이를 조율해 기존 제품과 유사한 맛을 내야 하는데, 함유된 재료가 많은 만큼 맛을 구현하는 난이도도 상대적으로 높다. 그나마도 떡붕어싸만코 제품은 겉면의 과자와 팥 등으로 인해 감미료를 사용하더라도 칼로리 감소 폭도 낮은 편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지방이 풍부한 제품의 맛과 식감을 유지하면서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개발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풍미를 똑같이 재현하기는 힘든 일”이라며 “기존 제품에서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개발했는데 맛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 오히려 제품의 장점을 깎아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제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올해 판매량과 소비자 재구매 빈도 등을 살펴본 뒤 주력 브랜드에 대한 제로 슈거 제품 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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