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세븐일레븐 구슬아이스크림 전문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국내 편의점 출점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편의점 업계가 특색을 살린 매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차별화된 공간을 통해 이색 경험을 제공해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구슬아이스크림 브랜드 ‘디핀다트코리아’와 협업해 구슬아이스크림 전문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6월 초부터 강릉곶감점, 부산광안지웰점, 양양르부르낙산점 등 국내 유명 관광지 6개 점포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앞서 GS25도 스포츠 및 지역 마케팅을 결합해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를 테마로 한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한화이글스 연고지인 대전 서구 둔산동 GS25 타임월드점을 한화이글스 플래그십 스토어로 꾸민 것이다. 한화이글스 상징 색상, 마스코트 등과 함께 야구장 핵심 요소를 매장 내·외부에 반영해 차별화했다.
CU도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국내외 인기 스낵 480여종과 라면 100여종을 모은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선보였다. 지난해 선보였던 라면 특화매장 ‘라면 라이브러리’에 이은 스낵 특화매장으로,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라면 다음으로 과자류 매출 비중이 높은 것에 착안해 스낵을 테마로 선정했다. 현재 CU 라면 특화매장은 5호점까지 늘어났다.
GS25 한화이글스 플래그십 스토어(왼쪽)과 CU 스낵&라면 라이브러리. 사진=GS리테일, BGF리테일.
업계의 도전은 편의점이 주요 소비층인 2030 세대에게 다양한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복합 체험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순한 신상품 출시를 넘어 편의점의 새로운 플랫폼 도입 가능성을 제시하며, 안정적인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소비자들 역시 편의점이 주요 유통 채널로 부상하면서 편의점에 기대하는 가치와 경험의 폭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특화매장 인기를 더하는 요소다.
실제 편의점업계 전략은 적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여름철 유동인구가 증가하는 휴가지에서 구슬아이스크림 수요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특화매장을 열었는데, 최근 일주일(10일~16일) 6개 점포 구슬아이스크림 매출이 도입 초기(6월4일~10일)보다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낵&라면 특화매장을 선보인 CU에서도 일반 매장은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인 반면 라면 라이브러리는 20%를 넘어서는 등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특히 스낵 라이브러리의 경우 지난달 외국인 매출 비중이 78%에 육박하는 등 출국 전 마지막 ‘K-상품’ 쇼핑 채널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특화매장은 일부지역이 아닌 전국적으로 번질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구슬아이스크림이 2030 세대 사이에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으로 부상함에 따라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을 구축해 관련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이달 여의IFC몰점, 대전은행점, 이천관광대점 등 도심지로도 특화매장을 확대하며 연내 약 100여개 점포에 숍인숍 매장을 입점시킬 계획을 세웠다.
CU도 차별화된 점포를 통해 소비자에게 이색적인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특화 매장을 꾸준히 늘려나갈 예정이고, GS25는 향후 충청권 핵심 지역에 한화이글스 특화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은혜 세븐일레븐 즉석식품팀 MD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 충성도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경영주, 본사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 도입을 모색하고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