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긴급기자 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 연합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2일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을 중국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장형진 영풍 고문과 허심탄회하게 상의하고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며 손을 내밀었다.
이날 최 회장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긴급기자 회견을 갖고 이처럼 밝혔다. 그는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할 경우 중국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영풍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 이후 첫 공개석상에 나섰다.
최 회장은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정했다“며 ”MBK와 영풍이 적대적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뺏으면 고려아연은 미래가 없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정당한 방어 조치이고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의 뜻에 부합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2조6635억 원을 투입해 주당 83만원에 발행주식 총수의 15.5%(320만9009주)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공동매수자로 참여하고, 양측의 총매수 지분은 18%이다. 이는 MBK 및 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75만 원)보다 10.6% 높은 가격이다. 최 회장은 ”자사주는 취득 후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적자와 환경오염 이슈에 있는 영풍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해결에 도움을 줄 준비가 됐다”며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오해를 해소하고, 협력적 관계 회복 등 양사가 직면한 제반사항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허심탄회하고,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이 회사의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영풍정밀 지분 393만7500주(전체 발행 주식의 25%)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제리코파트너스의 특별관계자는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씨 일가다. 고려아연 측은 주당 3만원에 총 118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인 주당 2만5000원보다 20%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