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카카오뱅크 "체리피커들은 마케팅 비용만 쏙 빼먹고 진짜 고객은 안돼요." 광고업계에서 가장 어려운 타깃으로 꼽는 집단은 '체리피커'다. 체리피커는 무료 이벤트만 취하고 곧장 떠나버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케이크 위에 올려진 체리 하나만 집어먹고 얄밉게(?) 떠나는 모습을 본 따 '체리피커'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체리피커가 일부 고객의 성향이었다면, 현재는 2030의 집단 정체성으로 떠올랐다. 코인투자와 주식 열풍 등으로 잠깐 돈맛을 보며 오마카세에 명품을 즐겼던 2030은 순식간에 코인 하락빔과 주식 폭락 등에 휩쓸리며 나락으로 갔다. 이후 이들은 '거지방'을 만들며 짠테크 전략을 공유하고,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마케팅으로 몰려드는 '요노족'이 되어 돌아왔다. '어떤 것이 체리인지 알아보는 똑똑함'과 '체리만 집어 먹을 정도의 궁핍한 경제상황'이 2030을 집단 '체리피커'로 변화시킨 셈이다. 20대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지표는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p 감소했다. 같은 시기 50대(+2.0%)와 60대(+7.1%), 70대 이상(+15.3%)은 오히려 카드 이용액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에게 어떤 카드를 쓰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체크카드라고 답한다"면서 "카드업계에서는 2030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 과거 체리피커들은 기업의 기피대상 1순위였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제 침체라는 극한 상황은 체리피커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 또한 180도 뒤바꿨다. 금융업계는 앞다퉈 '짠테크 트랜드'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축출 대상이었던 체리피커들이 소중한 고객이 된 것. 금융업계는 소액 적금과 미니보험 등을 선보이며 무게감을 대폭 낮췄다. 특히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핀테크의 경우, 적극적으로 짠테크족을 겨냥하고 있다. '체리 피킹'으로 끝나더라도 일단 사람들을 모으고 보는 전략이다. 토스는 만 19세 이상 사용자 대상으로 무지출챌린지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 앱에 연결된 계좌, 카드 등을 모두 종합해 지출 내역을 분석하고, 당일 소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뱅크샐러드는 일정 기간 팀 예산 내에서 지출하면 상금으로 돌려주는 '샐러드 게임'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저금통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26주 적금은 최소 1000원으로 시작해 매주 금액을 늘려나가는 적금 상품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무분별한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요노족이 놀이삼아 들어올 수 있는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카카오뱅크는 총 상금 5억원에 달하는 '굿모닝 챌린지 시즌5'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굿모닝 챌린지'는 매일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금을 지급한다. 오는 7일부터 다음달인 11월 1일까지로 총 26일 연속으로 도전에 성공한 고객에게 상금이 지급된다. 참가 신청은 오는 6일까지로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이나 카카오뱅크 mini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연속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선물 당첨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벤트 기간 중 평일 아침 로그인에 성공한 고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하루 1000개씩 총 1만 9000개의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해당 챌린지는 지난 시즌 상금 3억원에서 2억원 늘어난 총 5억원의 상금이 마련됐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시즌 챌린지에는 총 105만명이 참여해 총 20만명이 성공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돈나무 키우기'나 토스의 '만보기' 등 특정 챌린지를 통해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며 "'굿모닝 챌린지'는 시즌이 거듭되는 동안 고객 반응이 매우 좋았던 이벤트이다 보니 시즌5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짠테크 마케팅' 나선 금융사들...기피대상 '체리피커' 주요타깃 왜?

2030, 코인빔·오마카세·욜로 → 코인거지·짠테크 ·요노
케이뱅크 '돈나무 키우기', 토스의 '만보기', 카뱅 '굿모닝 챌린지'

황보람 기자 승인 2024.10.02 17:05 | 최종 수정 2024.10.02 17:18 의견 0
자료=카카오뱅크

"체리피커들은 마케팅 비용만 쏙 빼먹고 진짜 고객은 안돼요."

광고업계에서 가장 어려운 타깃으로 꼽는 집단은 '체리피커'다. 체리피커는 무료 이벤트만 취하고 곧장 떠나버리는 특성을 갖고 있다. 케이크 위에 올려진 체리 하나만 집어먹고 얄밉게(?) 떠나는 모습을 본 따 '체리피커'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거 체리피커가 일부 고객의 성향이었다면, 현재는 2030의 집단 정체성으로 떠올랐다.

코인투자와 주식 열풍 등으로 잠깐 돈맛을 보며 오마카세에 명품을 즐겼던 2030은 순식간에 코인 하락빔과 주식 폭락 등에 휩쓸리며 나락으로 갔다.

이후 이들은 '거지방'을 만들며 짠테크 전략을 공유하고,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마케팅으로 몰려드는 '요노족'이 되어 돌아왔다. '어떤 것이 체리인지 알아보는 똑똑함'과 '체리만 집어 먹을 정도의 궁핍한 경제상황'이 2030을 집단 '체리피커'로 변화시킨 셈이다.

20대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지표는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대 이하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p 감소했다. 같은 시기 50대(+2.0%)와 60대(+7.1%), 70대 이상(+15.3%)은 오히려 카드 이용액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에게 어떤 카드를 쓰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체크카드라고 답한다"면서 "카드업계에서는 2030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 과거 체리피커들은 기업의 기피대상 1순위였다. 그러나 고물가와 경제 침체라는 극한 상황은 체리피커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 또한 180도 뒤바꿨다.

금융업계는 앞다퉈 '짠테크 트랜드'에 발맞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축출 대상이었던 체리피커들이 소중한 고객이 된 것. 금융업계는 소액 적금과 미니보험 등을 선보이며 무게감을 대폭 낮췄다.

특히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핀테크의 경우, 적극적으로 짠테크족을 겨냥하고 있다. '체리 피킹'으로 끝나더라도 일단 사람들을 모으고 보는 전략이다.

토스는 만 19세 이상 사용자 대상으로 무지출챌린지 베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 앱에 연결된 계좌, 카드 등을 모두 종합해 지출 내역을 분석하고, 당일 소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서비스다. 뱅크샐러드는 일정 기간 팀 예산 내에서 지출하면 상금으로 돌려주는 '샐러드 게임'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 저금통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26주 적금은 최소 1000원으로 시작해 매주 금액을 늘려나가는 적금 상품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무분별한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요노족이 놀이삼아 들어올 수 있는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카카오뱅크는 총 상금 5억원에 달하는 '굿모닝 챌린지 시즌5'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굿모닝 챌린지'는 매일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금을 지급한다. 오는 7일부터 다음달인 11월 1일까지로 총 26일 연속으로 도전에 성공한 고객에게 상금이 지급된다. 참가 신청은 오는 6일까지로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이나 카카오뱅크 mini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연속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선물 당첨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벤트 기간 중 평일 아침 로그인에 성공한 고객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하루 1000개씩 총 1만 9000개의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해당 챌린지는 지난 시즌 상금 3억원에서 2억원 늘어난 총 5억원의 상금이 마련됐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시즌 챌린지에는 총 105만명이 참여해 총 20만명이 성공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돈나무 키우기'나 토스의 '만보기' 등 특정 챌린지를 통해 고객에게 혜택을 드리는 서비스들이 많이 있다"며 "'굿모닝 챌린지'는 시즌이 거듭되는 동안 고객 반응이 매우 좋았던 이벤트이다 보니 시즌5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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