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7일 영풍 강성두 사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관련 배경 설명 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결국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제시한 자사주 공개매수가와 동일하다. MBK 측은 기존 주주들을 고려해 가격을 맞췄다며 청약된 주식은 모두 사들일 것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4일 MBK·영풍 연합은 금융위원회에 공개매수 정정신고서를 내고 기존 75만원 단가에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날이었는데, 단가를 높이면서 공개매수 기한은 오는 14일까지로 연장됐다.
앞서 MBK·영풍 측은 당초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바 있다. 이어 다시 83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고려아연의 주가는 75만원보다 높은 75만6000~75만7000원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어서 MBK·영풍 측이 불리한 입장에 놓인 셈이다. 시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는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에 응할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지분 5.87~18%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이날부터 단가 83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최소 매수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도 청약된 모든 주식을 사기로 했다.
이에 맞서 MBK 측도 주당 83만원에 가격을 맞추고, 기존 최소 매수 수량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청약된 모든 주식을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지만 주당 83만원과는 가격 차이가 있어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자기주식 매입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와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심을 담은 결정"이라며 "취득하는 자기주식은 향후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