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다영 기자
장강명 작가가 지혜와 사유를 담아낼 수 있는 매체는 책 뿐이라면서 책이 중심인 사회를 통해 정치 및 사회 구조가 바뀌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1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장강명 작가의 강연 ‘책 한번 써봅시다’가 진행됐다. 이 강연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작가의 본심’ 행사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장강명 작가의 강연은 네이버의 VLIVE와 오디오클립을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이날 장강명 작가는 자신을 “소설 쓰는 장강명”이라 소개했다. 이어 그는 “책 쓰기가 사회에 이롭다”는 화두를 내세우고 점점 독자들이 줄어가는 현대 사회의 흐름과 달리 어째서 책을 쓴다는 행위가 이로운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나섰다.
장강명 작가는 이 시대의 책 읽기를 자동차 중심인 사회에서 자전거 타기와 같은 격이라고 비유했다. 빠르고 편한 자동차와 달리 자전거는 다소 불편하고 짧은 거리만 갈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을 살리는 훌륭한 이동수단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이야기와 함께 장강명 작가는 책 역시도 현대의 우리에게는 불편한 것이지만 사유와 지혜를 전하는 수단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장강명 작가는 요즘 난립하는 스낵 정보들과 책을 비교했다. 11년간 기자생활을 하고 작가로 변신한 장강명 작가는 “기자를 그만둔 후 등장한 카드뉴스를 보고 ‘이걸 기사라 볼 수 있나’ 하고 충격 받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빠르고 편하게 금방 볼 수 있어 좋아한다. 카드뉴스는 10문장 정도라 세부 정보가 담겨 있지 않다. 어디서 언제 뉴스에 다룬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인공지능은 어떤가. 요즘 뉴스 요약본도 볼 수 있다. 세 문장 정도다. 각 매체는 특성이 있고 다른데 요즘은 육하원칙이나 세부사항을 실어나르지 않는다. 이런 매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형식의 글을 포함한 SNS 글 등 스낵정보들이 양은 많지만 알맹이가 없는, 흡사 칼로리만 높은 과자 같다고 비유했다.
이같은 스낵정보들의 맹점은 지혜와 사유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이 장강명 작가의 시선. 그는 “모든 책에는 사유와 지혜가 담겨 있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지 못한 책들이 많다. 그러나 거꾸로 지혜와 사유를 담아낼 수 있는 매체는 책 뿐이다. 그렇게 믿고 있다”라면서 “어떤 이들은 현대인이 하루 읽는 활자 양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고 반문한다. 메시지, SNS, 온라인 뉴스 등 활자를 봤기에 독서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라 생각한다. 하루 동안 카카오톡 몇 메가바이트를 읽은 것이 책 읽은 것과 같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감자칩 많이 먹어 밥 안먹어도 된다는 것과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장강명 작가는 앞서 언급한 자전거를 다시 말하며 어째서 책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된다면 아마 도시구조가 바뀔 것이다. 자전거로 갈 수 있는 거리에 학교, 직장 등이 있어야 하기에 대도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책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된다면 정치 사회 구조가 바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변하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은 ‘작가의 본심’은 새로운 독서 문화 정착과 출판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연수 작가와 정유정 작가를 거쳐 장강명 작가 강연이 진행됐고, 오는 28일 이병률 작가, 12월 5일 김금희 작가 강연 등 총 5주간의 강연이 진행된다. ‘작가의 본심’ 강연 모두 VLIVE 및 오디오클립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