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부동산 및 금융 시장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당국이 개입에 나섰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86건으로 집계됐다. 6월 거래 신고기한은 이달 말까지여서 수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이 5000건을 돌파한 것은 2021년 5월(5045건)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5개월 동안 월 거래량은 2000건 아래에 머물렀다. 이후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으로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 4000건 미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3월부터 양상이 달라져 3개월 연속 4000건을 넘었고, 6월의 경우 6000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파트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떨어지자 매수 심리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만 해도 5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4월 4조5000억원, 5월 5조7000억원에 이어 6월에는 6조원 넘게 증가했다. 6월말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76조9000억원에 달한다. 3개월 전보다 16조4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한은은 “주택거래 증가, 대출금리 하락, 정책대출 공급 지속 등으로 6월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보금자리론 등은 1조5000억원 감소했지만 은행자체 대출(4조원)과 디딤돌·버팀목 대출(3조8000억원)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향후 금리·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율이 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스트레스 DSR 2단계를 9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며 당국의 행보에 발을 맞추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 달 들어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상했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0.13%포인트, 0.1%포인트 올렸다.
당국의 개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커졌지만 개입 강도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지방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고, 경제정책의 초점이 물가에서 경기로 옮아가는 시점에서 지나친 개입은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3기 신도시 등 이미 계획된 물량을 신속 공급하고, 필요시 추가 공급 확대 방안도 적극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