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재건축 공사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대형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오르고 지역별 양극화에 일부 사업의 전개가 여의치 않은 까닭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형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0조49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9조3510억원)와 비교했을 때 12.3% 성장한 수치다. 수익성도 개선된 모습이다.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62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조16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13조1944억원)보다 30.1%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3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소폭 증가했다.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의 착공과 더불어 샤힌 에틸렌시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이 본격화되고 국내 대형 주택사업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견고한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긍정적 요인은 이번에 수익화한 투자개발사업이 하반기에도 발생해 순이익 방어기제가 존재한다는 점"이라면서 "정확한 지분 매각 차익 규모와 실적 반영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894억원 가량의 상반기 수준의 매각이익을 기대중으로 순이익률의 하방을 방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실적에 반영한 별도기업 준공현장에서의 추가적인 협력업체 비용 정산과 현대엔지니어링 주택품질 비용이 하반기에도 재발하며 손익 악화가 가능하다"면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 중인 지난 2021년과 2022년 착공한 현장이 내년 예상 주택 매출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익률의 상방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수습을 위한 일회성 비용 투입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흑자전환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1642억원이다. 반면 매출액은 역성장했다. GS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조3681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9.1% 줄어든 수치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1분기에 이어서 일부 현장들의 도급 증액 및 정산 이익 반영으로 높은 마진을 기록했다"면서 "자회사인 GS이니마와 단우드, GPC 등은 특별한 이슈 없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분양물량도 8486세대로 연간 가이던스 1만9880세대 대비 42.7%를 달성하며 경쟁사들 대비 가장 많은 분양 물량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DL이앤씨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DL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조960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935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했다. DL건설의 일부 현장 원가율 조정 등에 따른 결과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DL건설이 모든 현장의 리스크를 모회사인 DL이앤씨와 동일한 수준에 재점검하면서 잠재적 원가리스크가 있는 현장들의 예정원가를 상향 조정했다"면서 "특정 준공 현장에서는 공사미수금 대손상각 112억원이 판관비에 더해지면서 DL건설이 2분기 7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DL이앤씨는 눈높이를 낮췄다. 연초에 연간 매출 목표로 8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원을 제시했으나 이를 각각 8조6000억원, 29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대우건설의 매출액은 5조3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196억원으로 44.3% 급감했다.
대우건설은 내실경영에 주력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사업을 시작으로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를 비롯해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 리비아 재건사업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판관비가 오르고 일부 준공후 미분양 현장에서의 대손상각비를 반영했다"면서 "올해 말까지 준공 현장이 늘어남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양과 수주 측면에서는 올해 연간 목표 달성을 향해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체코 원전 수주 규모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기존에 기대한 것 보다 사업비 규모가 커서 시공사의 몫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