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메르세데스-벤츠가 그간 비밀로 일관했던 자사 전기차 배터리셀 제조사를 공개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벤츠가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자사 전기차에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기 차종인 E클래스 모델에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 배터리 셀이, 최고급 사양인 EQS에는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사양부터 최고급 사양까지 모두 중국산인 셈이다. ■ 벤츠, 16개 전기차 중 13개 중국산…EQE부터 최고급 EQS도 모두 中 배터리 13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순수전기차의 배터리 셀 공급사에 대한 정보를 이날부터 공개하고 14일부터 ‘무상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벤츠 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전기차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 현황 목록이 게재됐다. 공개한 차종 16개 중 13개에는 중국 CATL,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벤츠 코리아는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한다”면서 다만 “‘배터리 셀’은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인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소한 EQE 시리즈를 포함해 최고급 사양인 EQS까지 중국산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EQC 400 4MATI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셀이, EQA 250 모델의 2023년형 모델 이후부터는 SK온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EQB 300 4MATIC은 SK온 배터리 셀이 들어갔다. 소형 전기차급 등 일부에만 국산 전기차 배터리셀을 적용했다. 벤츠 모델의 내연기관차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E클래스다. 전기차도 EQE가 여기에 해당하는 차급이다. 가장 대중적일 수 있는 이 차종들에는 EQE 300, EQE 350 4MATIC에 중국 CATL 배터리 셀이 장착됐고, 나머지 EQE 모델에는 파라시스 제품이 들어갔다. 특히 파라시스 배터리 셀은 중국 내에서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3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3만여대를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실시했다. ■ 1억원 넘는 벤츠 전기차에 저가 중국산?…최대주주 中 지리차 영향 가능성 소비자들은 1억원이 넘는 벤츠 전기차에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 셀을 탑재한 이유에 대해서 궁금증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화재 차량인 EQE도 차량가가 1억350만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벤츠의 1, 2대 주주가 모두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는 독일 기업이지만, 중국 지리자동차 리슈푸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TPIL이 벤츠 지분 9.69%를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에 올랐다. 2019년에는 베이징차가 벤츠 지분 9.97%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고, TPIL이 2대 주주라는 것이다. 벤츠가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셀 제조사인 중국 파라시스와 협력관계를 맺은 시점도 TPIL이 벤츠 지분을 확보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최고급 사양인 EQS에도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 제품을 넣고 베스트셀링 모델에는 파라시스 제품을 넣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홈페이지에 13일에 게재된 벤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 제조사 목록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홈페이지) 벤츠 코리아는 이번 배터리 셀 공개와 함께 무상 점검 계획도 공개했다. 벤츠 코리아는 “전기차 무상 점검을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벤츠 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벤츠 코리아는 사고의 근본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과 무관하게, 지난 9일 인도적 차원에서 약 45억원을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을 통해 전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지원은 사고로 인한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의 정상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했다.

1억원 넘는 차에 왜?…벤츠, 전기차에 中 배터리 한가득

벤츠, 16개 전기차 중 13개 중국산…EQE부터 최고급 EQS까지
LG엔솔·SK온 배터리셀은 소형 EQA·EQB 일부에만 탑재
中 베이징차 등 벤츠 최대 주주…파라시스 탑재도 中 주주 시점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13 14:26 | 최종 수정 2024.08.13 14:48 의견 0
지난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메르세데스-벤츠가 그간 비밀로 일관했던 자사 전기차 배터리셀 제조사를 공개했다. 국내 수입차 판매 1, 2위를 다투는 벤츠가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자사 전기차에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기 차종인 E클래스 모델에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 배터리 셀이, 최고급 사양인 EQS에는 CATL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사양부터 최고급 사양까지 모두 중국산인 셈이다.

■ 벤츠, 16개 전기차 중 13개 중국산…EQE부터 최고급 EQS도 모두 中 배터리

13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순수전기차의 배터리 셀 공급사에 대한 정보를 이날부터 공개하고 14일부터 ‘무상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벤츠 코리아 홈페이지에는 전기차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 현황 목록이 게재됐다. 공개한 차종 16개 중 13개에는 중국 CATL,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벤츠 코리아는 “모든 벤츠 전기차 배터리는 벤츠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에서 생산한다”면서 다만 “‘배터리 셀’은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인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소한 EQE 시리즈를 포함해 최고급 사양인 EQS까지 중국산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EQC 400 4MATIC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셀이, EQA 250 모델의 2023년형 모델 이후부터는 SK온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EQB 300 4MATIC은 SK온 배터리 셀이 들어갔다. 소형 전기차급 등 일부에만 국산 전기차 배터리셀을 적용했다.

벤츠 모델의 내연기관차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E클래스다. 전기차도 EQE가 여기에 해당하는 차급이다. 가장 대중적일 수 있는 이 차종들에는 EQE 300, EQE 350 4MATIC에 중국 CATL 배터리 셀이 장착됐고, 나머지 EQE 모델에는 파라시스 제품이 들어갔다.

특히 파라시스 배터리 셀은 중국 내에서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3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3만여대를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실시했다.

■ 1억원 넘는 벤츠 전기차에 저가 중국산?…최대주주 中 지리차 영향 가능성

소비자들은 1억원이 넘는 벤츠 전기차에 저가의 중국산 배터리 셀을 탑재한 이유에 대해서 궁금증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화재 차량인 EQE도 차량가가 1억350만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벤츠의 1, 2대 주주가 모두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는 독일 기업이지만, 중국 지리자동차 리슈푸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TPIL이 벤츠 지분 9.69%를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에 올랐다. 2019년에는 베이징차가 벤츠 지분 9.97%를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고, TPIL이 2대 주주라는 것이다.

벤츠가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셀 제조사인 중국 파라시스와 협력관계를 맺은 시점도 TPIL이 벤츠 지분을 확보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최고급 사양인 EQS에도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 제품을 넣고 베스트셀링 모델에는 파라시스 제품을 넣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홈페이지에 13일에 게재된 벤츠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 제조사 목록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홈페이지)


벤츠 코리아는 이번 배터리 셀 공개와 함께 무상 점검 계획도 공개했다.

벤츠 코리아는 “전기차 무상 점검을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벤츠 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근본 원인을 파악해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벤츠 코리아는 사고의 근본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과 무관하게, 지난 9일 인도적 차원에서 약 45억원을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을 통해 전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지원은 사고로 인한 피해 복구와 주민 생활의 정상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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