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이 무슨 의도로 글을 올렸는지 모르지만, 판이 벌어졌다. 그리고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 판이 더 커지길 바라고 있다.
박경은 침묵했지만, 소속사는 움직였다. 논란 후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세븐시즌스) 측은 25일 “박경의 트윗에 실명이 거론된 분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의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다.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렸다면 너른 양해를 구하는 바"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박경이 거론한 가수들이 일제히 법적 대응을 언급하자 바로 응수했다. 26일에는 “본 건 이슈와 별개로 당사는 박경의 소속사로서 아티스트의 입장을 대변하고 보호해야하는 의무가 있는 바, 향후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경우 변호인을 선임하여 응대할 예정”이라며 “본 건을 계기로,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현 가요계 음원 차트 상황에 대한 루머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라며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건강한 논의가 있길 바란다"며 박경의 말에 근거가 있음을 암시했다.
단순하게 보면 한 가수의 발언에 불쾌감을 느낀 여러 가수들이 반박하는 모양새지만, 여기에 ‘음원 사재기’라는 타이틀은 동네 싸움을 순식간에 메이저 경기로 바꿨다.
이제 시작은 박경이 했지만, 6명 모두가 링 위에 올랐다. 게다가 모두가 ‘법적 움직임’을 이야기했으니, 결과를 내야한다. ‘음원 사재기’의 당사자인지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그 과정에서 업계 전체의 정화를 원한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에도 적당히 넘어가면 다음도 마찬가지”라며 끝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유야무야 끝날 수 있다. 사적 자리에서 박경 측은 “사실 증거가 있지만 (후략)”라는 말로, 저격당한 가수들은 “박경이 거짓말했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들인데 (후략)” 등으로 넘어가는 순간 이번에 거론된 모두기 조롱거리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앞으로 해당 가수나 소속사는 법적 대응 운운조차 웃음꺼리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저격당한 이들은 결과가 명확하지 않으면 ‘증거는 없지만, 음원사재기를 한 가수’로 낙인찍힌다.
판이 벌어졌으면, 동전 몇 개라도 나올 수 있도록 뭔 가라도 보여줘야 한다. “이번에도 뭔가 나오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고, 결국 음원 차트 신뢰가 없으면 공멸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이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