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해당 영화 포스터
2018년 개봉한 ‘독전’부터 올해 개봉한 ‘기생충’ ‘조커’에 이르기까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기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영등위 탓만 할 수는 없다. 지금의 제도가 가진 한계 때문이다.
영화 시장이 커지면서 제작되는 작품 숫자도 늘어났다. 판단해야하는 영상의 숫자가 늘고 있는 현재, 영등위가 모든 영화를 꼼꼼하게 살펴보며 판단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2017년 2200건을 처리한 영등위는 2018년에는 2500건을 처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관성 있게 판단하기 어려움이 있다. 특히 기계적 판단이 아닌, 영화 전체의 맥락과 메시지, 분위기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다 보니 위원 개개개인이 이견이 생긴다.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등급 기준이 완화됐다는 것도 성급하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사람마다 공포를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도 있다. 누군가는 피를 보면 공포를 느끼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또 메시지나 분위기, 연출 의도를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일관성’이라는 것은 가질 수가 없는 것 같다”고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때문에 해외의 사례들처럼 세세한 정보들을 상세하게 공개해 보호자 동반의 의도를 살리거나 세부적인 규칙을 만드는 등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항목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미국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등급 심의를 민간에 맡기고 있어 기준 자체에 대한 공신력은 크지 않다. 대신 사이트를 통해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해당 장면에 대한 상세한 묘사까지 하고 있어 선택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세부적인 기준이 엄격한 사례도 있다. 영국은 12세 이상 관람가와 보호자 동반 시 12세 이상 관람가를 따로 분류해 보호자의 교육 역할을 강조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2세, 15세 이상 관람가는 해당 연령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보호자를 동반하는 누구나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만 청소년들이 관람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장면이라도 저학년, 고학년 또는 중학생, 고등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특히 청소년, 어린이 연령 등급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 관계자는 “특정한 소수가 너무 냉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보다 폭넓게 열어둔 뒤 관객들이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