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 갈무리)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심의제도 폐지를 위해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있다. 유명 유튜버를 필두로 관련 법 위헌 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헌법소원 청구인 수가 2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11일 한국게임이용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2항 3호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인 수가 약 19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헌정사상 최대 청구인 수치다. 협회에 따르면 종전 최대 기록은 지난 2008년 제기됐던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 위생 조건 위헌확인' 소송으로, 당시 9만5988명의 청구인들이 모인 바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법 조항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 제3호'다. 해당 조항은 범죄·폭력·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게임의 유통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 조항에 따라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이용자들은 게관위가 영화, 음악 등 여타 콘텐츠 산업에 비해 게임에 대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인 규제를 남발한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이에 약 9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게임 유튜버 김성회 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에 영상을 올리며 게관위의 행태에 대해 알렸다.
그는 "게임산업이 존재하는 국가 중에서 이런 일을 하는 곳은 중국과 한국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게관위가 차단한 스팀 성인 PC게임이 400개를 넘겼다. 심지어 어떤 게임이 차단된 것인지 정보도 공개하지 않으려 해 국회에 요청해야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게관위의 게임 차단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국회에서 입수한 자료를 통해 게관위가 지난 2022년 6월21일 이후 스팀에서 월평균 17.3종의 성인용 게임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씨는 지난 5일부터 전자서명을 통해 게임산업진흥법 위헌을 제기하는 헌법소원 청구인 모집에 나선 상태다. 이번 헌법소원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김씨가 부담하며,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게임 전문 변호사)가 함께 할 예정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자서명에 사용한 전자계약 플랫폼의 비용이 인당 1900원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며 김 씨가 개인사비로 약 3억7000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한다는 루머가 확산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씨에게 유튜브 슈퍼챗으로 후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제 사비를 쓰고 있는 것은 맞지만, 파산을 각오할 만큼은 아니다"라며 "헌법소원 전자서명에 이용되는 업체는 제 소속사와 협업하고 있다. 소속사에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이용자협회는 오는 27일까지 헌법소원 청구인을 모집한 뒤 다음달 초 헌법재판소에 심판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