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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안심전환대출 효과를 제거하면 오히려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10월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연 3.01%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50%로 역시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내렸다.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장기 시장금리가 10월 들어 상승했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안심전환대출이 실행되면서 평균 대출금리가 내려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지표로 많이 쓰이는 5년 만기 은행채(신용등급 AAA 기준) 금리는 9월 연 1.54%에서 10월 연 1.64%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효과를 제거하면 가계대출 금리가 다소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5곳 시중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 금리는 2.50~3.13%다. 지난 8월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0~2.84% 수준이었다. 두 달여 만에 최대 0.3%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안심전환대출과 무관한 일반신용대출은 연 3.90%, 보증 대출은 연 3.25%로 전월 대비 각각 0.04%포인트, 0.05%포인트 올랐다.
현재 은행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新)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 규제에 대비 중이다.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은 분모인 예금을 늘리거나 분자인 대출을 줄여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관리 목표로 제시한 총량 규제 목표인 5%대에 근접 또는 초과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총량을 거의 다 소진한 상황”이라며 “내년에 시행하는 신(新)예대율 규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은행입장에선 은행은 예·적금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가계대출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