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명절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설 선물세트가 진열된 매대 앞에서는 판촉 직원들이 소비자 발길을 붙잡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이게 가장 잘 나간다”며 연신 제품을 추천했지만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했다. 선물세트를 살펴보던 이들도 가격표를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20여분만에 판매된 제품은 추가할인까지 적용해 1만원대 가격의 식용유 세트였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짠물소비’가 명절 선물까지 이어지고 있다. 저가형 제품 판매가 증가한 데 이어 막바지 할인 판매에 수요가 몰리는 등 설 선물 선택 기준에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는 설 선물세트 막바지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긴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아직 선물세트를 구매하지 않은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가성비’ 상품도 가격을 한층 낮췄다. 롯데백화점은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상품 50여종을 최대 5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도 오는 29일까지 행사카드 등을 통해 최대 50% 할인 판매하며, 홈플러스 역시 30일까지 설 선물세트 최대 50%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가격 할인 외에도 바로 배송 서비스, 상품권 증정 등 다양한 혜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서 설을 앞두고 판촉 행사를 강화한 것은 막바지 명절 선물 구매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선물세트도 할인폭이 커질 때를 노려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구매하던 ‘짠물소비’가 명절 선물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롯데백화점 명절 선물 세트 매출 중 약 30%는 연휴 직전 5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할인 혜택을 꼼꼼히 따지는 만큼 설 선물 구매 시 고려하는 요소도 ‘가성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소비 인식조사'를 조사한 결과, 설 선물 구입 기준으로 '가성비'를 꼽은 응답자가 68.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반면 고급스러움(프리미엄)을 꼽은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실속을 강조하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를 찾은 한 소비자는 “지인 모임에서 명절때면 가벼운 선물이라도 주고받긴 했었는데, 올해는 그냥 서로 (선물을) 안하기로 했다”면서 “그래도 명절에 가족들까지 빈손으로 보내긴 뭐해서 카드할인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 구매했다”고 말했다.

설까지 이어진 '짠물소비', 명절선물도 '떨이'에 몰렸다

고물가·불활 장기화에 명절 선물도 ‘할인 상품’ 찾는 소비자 증가
유통업계 막바지 판촉 경쟁…소비자 "설 선물 ‘가성비’ 가장 중요"

김성준 기자 승인 2025.01.27 09:00 의견 0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명절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 설 연휴를 앞둔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설 선물세트가 진열된 매대 앞에서는 판촉 직원들이 소비자 발길을 붙잡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이게 가장 잘 나간다”며 연신 제품을 추천했지만 소비자들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했다. 선물세트를 살펴보던 이들도 가격표를 보고는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20여분만에 판매된 제품은 추가할인까지 적용해 1만원대 가격의 식용유 세트였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짠물소비’가 명절 선물까지 이어지고 있다. 저가형 제품 판매가 증가한 데 이어 막바지 할인 판매에 수요가 몰리는 등 설 선물 선택 기준에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는 설 선물세트 막바지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긴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아직 선물세트를 구매하지 않은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가성비’ 상품도 가격을 한층 낮췄다.

롯데백화점은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상품 50여종을 최대 5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이마트도 오는 29일까지 행사카드 등을 통해 최대 50% 할인 판매하며, 홈플러스 역시 30일까지 설 선물세트 최대 50%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가격 할인 외에도 바로 배송 서비스, 상품권 증정 등 다양한 혜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서 설을 앞두고 판촉 행사를 강화한 것은 막바지 명절 선물 구매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선물세트도 할인폭이 커질 때를 노려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구매하던 ‘짠물소비’가 명절 선물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롯데백화점 명절 선물 세트 매출 중 약 30%는 연휴 직전 5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할인 혜택을 꼼꼼히 따지는 만큼 설 선물 구매 시 고려하는 요소도 ‘가성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소비 인식조사'를 조사한 결과, 설 선물 구입 기준으로 '가성비'를 꼽은 응답자가 68.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반면 고급스러움(프리미엄)을 꼽은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실속을 강조하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를 찾은 한 소비자는 “지인 모임에서 명절때면 가벼운 선물이라도 주고받긴 했었는데, 올해는 그냥 서로 (선물을) 안하기로 했다”면서 “그래도 명절에 가족들까지 빈손으로 보내긴 뭐해서 카드할인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 구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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