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 버거’ 2종. (사진=김성준 기자)
“롯데리아 버거는 맛이 없다.”
버거를 즐겨먹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맛에 대한 평가가 ‘밈’으로 소비될 만큼 롯데리아 버거는 박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불고기 버거와 새우 버거 등 탄탄한 스테디셀러가 있음에도 해외 버거 프랜차이즈와 비교당하기 일쑤였죠. 많은 매장수를 바탕으로 한 높은 접근성조차 다른 버거 매장이 없을 때 고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로 평가절하됐습니다.
롯데리아에게는 억울한 일이겠지만, 소비자들의 ‘내려치기’에도 나름의 배경은 있었습니다. 비교적 작은 버거와 패티 크기나, 애매한 가격으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였죠. 자극적이기 보단 담백한 맛도 젊은 소비자들의 대중적인 입맛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맛’이라는 평가에도 부정적인 뉘앙스가 깔려 있었죠.
하지만 최근 롯데리아에 대한 인식은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신메뉴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선보였던 ‘왕돈까스 버거’나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 등은 펀슈머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덕분에 롯데리아가 그간 신메뉴 개발에서 보여줬던 독창적인 시도들까지 재평가됐죠. 롯데리아가 올해 첫 신메뉴로 선보인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도 이러한 차별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버거를 요리로”…독창성과 맛, 두마리 토끼 잡아
나폴리맛피아 모짜렐라버거 발사믹 바질(왼쪽)과 토마토 바질. (사진=김성준 기자)
‘모짜렐라 인 더 버거’는 롯데리아가 지난 2015년 선보인 이래 월평균 판매량이 100만개에 이르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메뉴입니다. 출시 당시부터 모짜렐라 치즈를 튀겨 패티 위에 얹은 독특한 비주얼로 화제가 됐었죠. 롯데리아는 해당 메뉴 출시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변주를 더했습니다.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맛피아’ 권성준 셰프와 협업해 버거를 ‘요리’로 재해석한다는 전략이죠.
신메뉴는 ‘토마토 바질’과 ‘발사믹 바질’ 2종인데요. ‘요리’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외관부터 눈길을 끕니다. 브리오쉬 번에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올린 독특한 버거 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는데, 부풀어 오른 치즈가 버거보다는 피자에 가까운 인상을 줍니다. 난과 같은 쫄깃함에 고소한 치즈가 어우러진 맛으로, 평범한 버거 번과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번 사이로는 양상추와 바질 소스, 쇠고기 패티와 치즈 패티가 들어간 두툼한 구성입니다. ‘토마토 바질’에는 양상추 위로 토마토 소스가 얹어졌고, ‘발사믹 바질’에는 레드와인 발사믹 소스와 함께 토마토가 추가로 포함됐습니다. 토마토 토핑 덕분에 외관 상으로는 ‘발사믹 바질’이 훨씬 풍성해 보였습니다.
‘발사믹 바질’은 시큼달달한 소스가 강한 첫맛을 남기고, 토마토와 치즈 패티, 쇠고기 패티가 어우러진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짜렐라 치즈의 고소한 맛이 돋보이는 반면 쇠고기 패티의 존재감은 조금 옅은 편입니다. 대신 잔잔한 패티 육향이 끝맛까지 남아 전체적인 버거 맛을 뒷받침합니다. ‘토마토 바질’은 ‘발사믹 바질’보다는 담백하고 수수한 맛인데요. 토마토 소스 양이 모자라서인지, 소스 맛이 크게 부각되지 않고 버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 정도에 그쳤습니다.
부족해보이는 소스 양은 아쉬움이 남았다. (사진=김성준 기자)
‘토마토 바질’은 기존 모짜렐라 버거를 좀 더 고급스럽게 포장한 느낌, ‘발사믹 바질’은 여기에 발사믹 소스로 좀 더 강렬한 첫인상을 입힌 느낌입니다. 모짜렐라 버거 특유의 치즈 패티를 중심으로 훨씬 풍성한 버거 맛을 구현했습니다. 다만 소스 양과 편차는 조금 아쉬웠는데요. 지점 차이인지 토마토 소스나 발사믹 소스 둘 다 띄엄띄엄 발라져 양이 모자라게 느껴졌고, 바질의 경우 별다른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먹어보라고 추천할 만한 맛입니다. 굳이 흠을 잡으려 해도 비교적 비싼 가격 정도만 떠오를 만큼, 메뉴 자체 완성도는 아주 뛰어난 편입니다. 실제로 해당 메뉴는 출시 후 일주일 새 45만개가 판매되고, 매장마다 ‘품절대란’이 벌어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독창성에 맛품질까지 잡으면서 롯데리아가 추구하는 메뉴 개발 철학이 빛을 발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