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카티아 레드 와인볼'(왼쪽)과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 (사진=김성준 기자) 최근 국내 주류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종은 단연 ‘하이볼’이었습니다. 얼음에 증류주와 탄산수를 조합한 하이볼은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맛으로 다양한 음식에 가볍게 즐기기 좋다는 점 덕분에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은 기본적인 조합 외에도 보드카·진·토닉워터 등 다양한 재료로 취향에 맞춘 개성적인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하이볼 인기를 한층 높이는 요인입니다. 하이볼 열풍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위스키인데요. 국내 위스키 시장은 수입량이 두 배가량 늘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다양한 주종을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위스키 인기도 주춤한 모습입니다. 한때 ‘홈술’ 트렌드를 이끌었지만 위스키에 밀려났던 와인도 이런 ‘믹솔로지’ 트렌드에 합류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다른 술이나 음료와 섞어 마신다는 언뜻 낯설게 느껴집니다. 볼록한 와인잔에 따라서 향과 맛을 음미하며 즐기는 게 와인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일 텐데요. 덕분에 ‘품위’를 갖춘 고급스러운 인상과 동시에 ‘어려운 술’이라는 인식을 심게 됐죠. 하지만 하이볼을 통해 위스키를 가볍게 마시게 된 것처럼, 믹솔로지 트렌드를 입은 와인도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븐일레븐이 RTD 주류로 새롭게 선보인 ‘앙리마티스 와인볼’도 그 중 하나입니다. ■명화부터 포도알까지 ‘보는 맛’ 담아…가볍게 즐기는 ’와인 분위기’ '풀오픈탭' 방식 뚜껑을 열면 기포와 함께 포도 알갱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앙리마티스 와인볼은 ‘카티아 레드 와인볼’과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 2종으로 출시됐습니다. 패키지는 캔버스 같은 아이보리색 캔을 배경으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인 ‘카티아’와 ‘나디아’가 그려진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1년부터 각종 예술작품을 상품 패키지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예술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앞서 ‘카티아’와 ‘나디아’도 데일리 와인으로 선보인 바 있죠. 이번 와인볼에도 마찬가지로 앙리 마티스 작품을 접목했습니다. 작품 밑에 적포도와 청포도를 넣어 맛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끔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캔은 뚜껑이 통째로 열리는 ‘풀오픈탭’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제품에 실제 포도알이 들어간 만큼 취식 편의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뚜껑을 시원하게 뜯어내고 나면 탄산과 함께 둥둥 떠오르는 포도알의 비주얼은 덤이죠. 보글보글 거리는 기분 좋은 거품 소리와 함께 와인 향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는데요. 카티아 레드 와인볼은 레드 와인 특유의 진득하고 달달한 향이,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은 주스 같은 가볍고 상큼한 향이 났습니다. 잔에 따르면 독특한 분위기를 한층 살릴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와인볼을 한 모금 머금으면 포도 알갱이가 먼저 훅 들어오는데요. 포도 알갱이 자체는 좀 흐물거리는 식감이지만, 포도알이 머금은 탄산이 함께 톡톡 터지면서 씹는 재미를 더해 줬습니다. 탄산감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라서 목 끝을 때리는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긴 어려웠는데요. 다만 와인볼을 삼킬 때까지도 혀끝에 탄산감이 남아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줬습니다. 전반적으로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 같은 느낌을 내지만, 와인보다는 훨씬 가볍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탄닌감은 거의 느낄 수 없고, 바디감도 굉장히 라이트한 편입니다. 와인과는 분명히 다르면서도 와인을 마시는 느낌만큼은 그럴싸하게 구현했습니다. 제품에 실제 와인 원액을 19% 함유한 만큼 와인의 특징적인 향미는 어느정도 담겨 있고, 투명한 보라색과 옅은 황금색으로 잔에 따르면 좀 더 와인 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습니다. 달달한 맛과 적당한 탄산감, 옅은 알코올향 덕분에 홀짝홀짝 가볍게 마시기에도, 매콤하거나 기름진 음식과 곁들이기에도 무난합니다. 캔맥주 수준으로 간편하게, 캔맥주보다는 특별하게 즐기기 좋죠. 세븐일레븐은 이번 신상품을 통해 ‘와인 하이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이볼’이 위스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던 것처럼, ‘와인볼’이 침체된 와인 시장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성준의 도시락] “와인도 ‘믹솔로지’로 가볍게”…‘보는 맛’까지 담은 세븐일레븐 ‘와인볼’

세븐일레븐, 하이볼과 와인 결합한 ‘앙리마티스 와인볼’ 2종 선보여
‘예술마케팅’ 디자인에 ‘풀오픈탭’ 캔 적용, 보는 재미로 차별성 강화
와인 풍미 속 적당한 탄산감과 깔끔한 뒷맛, 다양한 음식과도 궁합

김성준 기자 승인 2025.01.11 09:01 의견 0
세븐일레븐 '카티아 레드 와인볼'(왼쪽)과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 (사진=김성준 기자)

최근 국내 주류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종은 단연 ‘하이볼’이었습니다. 얼음에 증류주와 탄산수를 조합한 하이볼은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맛으로 다양한 음식에 가볍게 즐기기 좋다는 점 덕분에 높은 인기를 얻고 있죠.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은 기본적인 조합 외에도 보드카·진·토닉워터 등 다양한 재료로 취향에 맞춘 개성적인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하이볼 인기를 한층 높이는 요인입니다.

하이볼 열풍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위스키인데요. 국내 위스키 시장은 수입량이 두 배가량 늘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다양한 주종을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위스키 인기도 주춤한 모습입니다. 한때 ‘홈술’ 트렌드를 이끌었지만 위스키에 밀려났던 와인도 이런 ‘믹솔로지’ 트렌드에 합류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다른 술이나 음료와 섞어 마신다는 언뜻 낯설게 느껴집니다. 볼록한 와인잔에 따라서 향과 맛을 음미하며 즐기는 게 와인에 대한 대중적인 이미지일 텐데요. 덕분에 ‘품위’를 갖춘 고급스러운 인상과 동시에 ‘어려운 술’이라는 인식을 심게 됐죠. 하지만 하이볼을 통해 위스키를 가볍게 마시게 된 것처럼, 믹솔로지 트렌드를 입은 와인도 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븐일레븐이 RTD 주류로 새롭게 선보인 ‘앙리마티스 와인볼’도 그 중 하나입니다.

■명화부터 포도알까지 ‘보는 맛’ 담아…가볍게 즐기는 ’와인 분위기’

'풀오픈탭' 방식 뚜껑을 열면 기포와 함께 포도 알갱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앙리마티스 와인볼은 ‘카티아 레드 와인볼’과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 2종으로 출시됐습니다. 패키지는 캔버스 같은 아이보리색 캔을 배경으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인 ‘카티아’와 ‘나디아’가 그려진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1년부터 각종 예술작품을 상품 패키지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예술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요. 앞서 ‘카티아’와 ‘나디아’도 데일리 와인으로 선보인 바 있죠. 이번 와인볼에도 마찬가지로 앙리 마티스 작품을 접목했습니다. 작품 밑에 적포도와 청포도를 넣어 맛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끔 한 점도 눈에 띕니다.

캔은 뚜껑이 통째로 열리는 ‘풀오픈탭’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제품에 실제 포도알이 들어간 만큼 취식 편의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뚜껑을 시원하게 뜯어내고 나면 탄산과 함께 둥둥 떠오르는 포도알의 비주얼은 덤이죠. 보글보글 거리는 기분 좋은 거품 소리와 함께 와인 향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는데요. 카티아 레드 와인볼은 레드 와인 특유의 진득하고 달달한 향이, 나디아 화이트 와인볼은 주스 같은 가볍고 상큼한 향이 났습니다.

잔에 따르면 독특한 분위기를 한층 살릴 수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와인볼을 한 모금 머금으면 포도 알갱이가 먼저 훅 들어오는데요. 포도 알갱이 자체는 좀 흐물거리는 식감이지만, 포도알이 머금은 탄산이 함께 톡톡 터지면서 씹는 재미를 더해 줬습니다. 탄산감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라서 목 끝을 때리는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긴 어려웠는데요. 다만 와인볼을 삼킬 때까지도 혀끝에 탄산감이 남아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줬습니다. 전반적으로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 같은 느낌을 내지만, 와인보다는 훨씬 가볍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탄닌감은 거의 느낄 수 없고, 바디감도 굉장히 라이트한 편입니다.

와인과는 분명히 다르면서도 와인을 마시는 느낌만큼은 그럴싸하게 구현했습니다. 제품에 실제 와인 원액을 19% 함유한 만큼 와인의 특징적인 향미는 어느정도 담겨 있고, 투명한 보라색과 옅은 황금색으로 잔에 따르면 좀 더 와인 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습니다. 달달한 맛과 적당한 탄산감, 옅은 알코올향 덕분에 홀짝홀짝 가볍게 마시기에도, 매콤하거나 기름진 음식과 곁들이기에도 무난합니다.

캔맥주 수준으로 간편하게, 캔맥주보다는 특별하게 즐기기 좋죠. 세븐일레븐은 이번 신상품을 통해 ‘와인 하이볼’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방침인데요. ‘하이볼’이 위스키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던 것처럼, ‘와인볼’이 침체된 와인 시장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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