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신작 '다키스트 데이즈'. (사진=NHN)

국내 게임업계가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신작들을 속속 선보인다.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장르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최근 한국에서도 좀비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이 장르는 그간 좀비라는 소재의 특성으로 마이너한 분야로 분류됐지만, 영화 '부산행', 드라마 '킹덤' 등의 흥행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또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는 생존, 대립, 갈등 등의 요소가 이미 정립돼 있어 개발 난도가 비교적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대중 및 게임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문법을 채용해 아이디어 구상, 어셋 제작 등 개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 게임사들의 전략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익숙한 설정인만큼 차별화를 통해 확실한 타깃층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게임은 NHN의 좀비 아포칼립스 루트슈터 신작 '다키스트 데이즈'다. NHN은 이달 말 '다키스트 데이즈'의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실시한다. 개발 기간만 6여년이 걸린 이 게임은 앞서 수차례 비공개베타테스트(CBT) 등을 통해 완성도를 보강해왔으며, 올해 내 정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이용자 간 협동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웠다. 이 게임은 좀비 사태로 황폐해진 황야 '샌드크릭' 지역에서 생존자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살아남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용자는 '협동 디펜스 모드'에서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좀비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고, '협동 레이드'에서는 최대 32명의 이용자들과 함께 보스를 처치하는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PVP를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분쟁 지역' 콘텐츠도 마련됐다. '분쟁 지역'에서 이용자는 1인 혹은 최대 4명의 파티원들과 함께 황야를 탐색할 수 있다.

익스트랙션 슈터 신작 '미드나잇 워커스'. (사진=원웨이티켓스튜디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원웨이티켓스튜디오는 좀비 생존 게임 '미드나잇워커스'를 개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드높은 빌딩을 배경으로 생존과 파밍의 재미를 담은 익스트랙션 슈터 게임이다. 이용자는 빌딩을 탐색하며 좀비 혹은 다른 생존자들과 맞서 싸우며 위험지역을 탈출해야 한다.

'미드나잇워커스'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배틀로얄 요소를 더해 높은 몰입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빌딩의 각 구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독가스가 살포돼 생존 구역이 줄어들고, 이용자들은 필연적으로 다른 생존자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점차 조여드는 필드에서의 긴박한 전투와 경쟁의 묘미가 핵심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드나잇워커스'는 스팀을 통한 테스트, 지난해 '게임스컴' 행사 시연에서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북미, 중화권을 비롯해 일본 이용자를 중심으로 유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스팀 '위시리스트' 등록 수도 10만회를 돌파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중세 좀비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 (사진=스팀 공식 페이지 갈무리)

높은 사실성을 추구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14세기 영국 버밍엄을 배경삼아 현실적인 아트 스타일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개발진은 중세 시대의 건출물과 생활상을 반영하기 위해 복원 모형을 제작하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총이나 마법 등 판타지 요소 대신 갈퀴 등 농기구를 주무기로 설정해 실제 중세 시대에서 살아가는 듯한 몰입감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넥슨이 개발 중인 신작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는 현실의 여의도를 게임 속 세상에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게임은 좀비로 황폐해진 서울을 탐색하며 생존 물품을 파밍, 안전지대로 돌아오는 익스트랙션 서바이벌 장르를 채용했다. 정식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초반 콘텐츠만 담긴 프리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도 상당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이용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낙원' 개발진은 최근 개발자 노트를 통해 "'낙원'은 지난 프리알파 테스트 이후 많은 피드백들을 참고로 개발 중"이라며 "핵심 재미인 긴장감은 살리면서도 좀비 게임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고 생존의 몰입과 성장을 위한 기반 시스템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