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나'를 소개하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AI 비서 '카나나' 출시를 앞두고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가운데, 정신아 대표 단독체제로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3일 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CA협의체의 공동 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CA협의체는 카카오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이번 사임으로 CA협의체는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하고, '카나나'를 비롯한 AI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카카오가 공개한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 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에 맞는 답변을 제시하고, 이용자와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비서 서비스다. 연내 카카오톡과 별개 앱으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카나나'의 개발을 담당한 AI 조직 '카나나알파'와 서비스를 맡은 '카나나엑스'를 단일조직 '카나나'로 합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AI 스튜디오를 신설해 신규 사업 기회 및 AI 서비스의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오픈AI를 포함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AI 관련 규제 등 사전 준비 절차도 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3일 '카나나' 출시 전에 카카오가 이용자의 개인정보 발설을 막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이용자 대화를 내부 학습에 이용 시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의결했다.

카카오는 이에 동의했으며,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가 상시 리스크 관리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자동 필터링, 인적 검토 절차 마련·공개, 피드백 프로세스 구축 등의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 카카오는 출시 일정까지 미루며 '카나나'의 완성도 보강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당초 올해 1분기 일반인 대상 CBT(비공개 테스트)를 실시할 방침이었지만 이를 상반기로 늦췄다. 앞서 진행한 사내 테스트에서 발견된 개선 사항이 출시 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말 사내 CBT에서 아직 바꿀 게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카나나는 정답을 찾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포털 '다음'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기술을 미래 먹거리 삼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