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25일 경기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년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로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고 대한민국 방산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서는 “유럽 방산업체와의 입찰 경쟁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2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럽연합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이른바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업체들의 견제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신속투자가 절실하다”면서 최근 이사회에서 결의한 유상증자가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손 대표는 지난 2024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거둔 역대 최고 실적과 방위 산업 분야 대규모 해외 수주 계약을 소개했다. 올해는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분쟁과 더불어 관세 전쟁과 같은 대립이 동시에 발생하며 경영 환경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첨단 기술의 개발과 함께 시장 상황에 대응하며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서는 주총 종료 후 별도의 설명 시간을 가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해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설명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의 급성장과 선수금이 부채로 잡히는 회계방식으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단기간에 방산부문에서만 31조4000억원(2024년말 기준)의 대규모 수주로 선수금이 급증한 영향이다. 그런데 구매 국가들은 한번 구매하면 장기 유지보수로 최소 30년 이상 사용하는 방산제품 공급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며 재무 안정성을 중시해 입찰에서 신용평가 등급과 재무정보를 요구한다.
손 대표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차입 등의 방식으로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최근 빠르게 회복하는 유럽 방산업체와의 입찰 경쟁에서 불리해 유상증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함께 K방산의 선두 주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대한민국 방위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장에서 유상증자와 관련된 주주들의 질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총회 질의응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주총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발표 직후 주가는 단기적 희석이 반영된 부분이 있지만, 어제 많이 반등했다. 특히 어제는 압도적인 외국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고 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을 강조했다. 한 전무는 이번 유상증자가 글로벌 투자를 위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와 미국의 해양방산 및 조선해양 산업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3조6000억원의 자금으로 해외 방산 거점 및 조선소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K9, 천무 등의 뒤를 이어 글로벌 방산 시장을 선도할 신무기체계 개발과 방산 AI 플랫폼 및 무인체계 핵심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이와 더불어 첨단 엔진 및 소재 국산화 개발, ‘발사체-위성-데이터 분석’ 통합 안보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미래 기술과 제품에도 투자한다. 대외적으로는,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글로벌 거점 확보/증대, 현지 R&D 및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