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이 유상증자로 인해 악화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유상증자 규모 축소를 포함해 다시 설계하고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계획을 보다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에서 제기된 '승계를 위한 꼼수'라는 우려 차단에도 주력했다. 이번 방안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주가 랠리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 유증 규모 줄이고 제3자배정 계획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정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발행주식 수를 기존 595만500주에서 426만7200주로 줄이고 조달 금액도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기존 유증 금액과 현재 유증 금액의 차액인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 계열사의 제3자 배정 참여를 계획 중이다. 특히 이들 3개사는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지분을 사들인 곳인 만큼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이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납입되는 효과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한 투자 목적도 보다 구체화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조인트벤처(JV)에 6000억원을 투자하고, 국내 MCS 스마트팩토리와 국내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4년간 총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공개했다. 한화는 방산 및 해양,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투자에 대해 중장기적인 그림을 공개했다.

■ "기존주주 부담 완화...성공적 AS" 목표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기존 방안 대비 기존 주주들의 부담이 한층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주주의 경우 배정되는 신주가 1주당 0.105주에서 0.075주로 28.3% 감소하고, 주가 하락으로 신주 예정 발행가액이 60만5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10.9%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유상증자에 따른 부담이 완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축소하고 제3자배정을 결정하더라도 할인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한화가 전사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성장에 투자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무엇보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투자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인도와 폴란드 계약 외에도 한달 사이에만 노르웨이의 K9 24문 추가 구매 계획과 루마니아의 현지생산 계획 등 쏟아지는 수주 파이프라인에서 지상방산으로의 투자 필요는 체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정정 신고에 대해 "성공적인 애프터서비스(AS)"라고 평했다. 그는 "기존 주주의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한화오션 지분 매입 따른 1조3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한화에너지 등으로부터 다시 자본 납입되는 형태"라며 "한화오션 매도 대금을 한화 지분 직접 매입을 통한 승계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혹을 불식하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투자 계획과 실적 성장 모멘텀 모두 긍정적이라고 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폴란드향 수출 이외의 해외 사업들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유럽,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방산 거점 및 미국 조선소 추가 거점을 확보할 예정인 만큼 방산과 조선 부문의 사업 영역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끌어올린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90만원), 키움증권(86만원), 신한투자증권(80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