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초평 A-4BL 모듈러주택 견본주택 전경.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내 최고층 모듈러주택의 상용화를 위한 발걸음을 본격화하고 있다. LH는 지난 17일 경기도 군산에 위치한 엔알비(NRB) 모듈러 제작공장에서 ‘의왕초평 A-4BL’ 모듈러 견본주택에 대한 성능 품평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품평회는 내·외부 모듈러 전문가들과 함께 모듈러 주택의 주거 성능과 마감 품질에 대한 다각적인 평가와 논의로 진행됐으며, 국내 모듈러 기술 고도화에 대한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의왕초평 A-4BL 단지는 국내 최초로 22층 고층화를 적용한 모듈러 주택으로, 총 381세대 규모의 통합공공임대주택. LH와 민간 건설사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방식으로 추진되며 작년 연말 착공해 오는 2027년 7월 준공 예정이다.
LH는 이 사업을 통해 모듈러 공법의 장점인 공기 단축, 탄소배출 저감, 건설현장 안전 확보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114일(약 4개월)의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는 기능성도 강화됐다. 외관에는 입면 특화 디자인이 적용되며, 실내는 발코니 전면 확장, 천장형 에어컨, 수납 특화 평면 등 입주자의 실용성을 고려한 설계가 반영된다. 또한, 층간소음 저감 신기술, 욕실 당해층배관 공법, 제로에너지 5등급 달성 등 주거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진행된 성능시험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월 실시한 바닥충격음 시험에서 해당 모듈러는 경량충격음 1등급, 중량충격음 2등급을 획득했고, 세대 간 차음 성능 역시 1등급으로 평가받았다. 현재도 주요 타입을 대상으로 단열, 기밀, 방수 등 전반적인 성능시험이 진행 중이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은 “이번 품평회는 고층 모듈러 주택 상용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지적된 개선 사항을 적극 반영해 본 시공 단계에서도 고른 품질이 유지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에 모듈러를 적극 도입함으로써 양질의 주택을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듈러주택은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을 활용한다. 이에 따라 현장 작업이 줄어들고, 폐기물 배출·탄소 발생이 감소하며, 인력난과 안전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LH는 이번 의왕초평 A-4BL 사례를 계기로 모듈러주택의 고층화 및 대량 공급 가능성을 실증하고, 향후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전략으로 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