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4공장 배양기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세계적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켜 암세포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 사멸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경보제약 등이 대표적으로 각 사별 경쟁력과 향후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해 지난달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시설을 활용하려는 기업과 수주 계약도 체결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에 위치한 생산시설은 4층 구조로 설계됐으며 500리터 접합 반응기와 정제 1개 라인이 구축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체 의약품 CDMO 역량을 기반으로 ADC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게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생산시설에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정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멀티모달리티 경험을 활용해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CDMO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이달 ADC 관련 첫 수주를 따내며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 ADC 생산시설 가동이 시작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아시아 소재 바이오 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 2023년부터 증설해온 ADC 생산 시설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됐다. 약 1억 달러가 투자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ADC 생산시설은 cGMP 시설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1000리터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통합된 생산 및 정제 라인을 갖췄으며 자체적인 품질 관리(QC) 시험뿐 아니라 특성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항체 전처리 과정부터 자동화된 원료 무균충전까지 싱글유즈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회사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고객사 추가 확보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ADC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위한 파트너십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ADC 치료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CDMO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종근당그룹의 계열사인 경보제약은 지난 2월 바이넥스와 ADC CDM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ADC용 항체와 링커, 페이로드의 개발부터 ADC 임상시료 생산까지 일괄 제공하는 국내 최초 ‘ADC CDMO 서비스 패키지’를 공동 구축할 예정이다. 경보제약 역시 ADC 분야에서 리가켐바이오, 파로스젠, 프로티움사이언스 등 항체를 개발하고 링커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국내 업체들과 ADC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협력을 맺고 있다.

지난해에는 ADC 생산을 위한 GMP 시설 구축을 위해 약 855억원을 투자하기로 공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27년 하반기부터 임상시험용은 물론 상업용 ADC 원료 및 완제품을 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ADC분야에 집중하는 데는 시장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13조원을 보였던 글로벌 ADC시장이 오는 2028년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ADC는 암세포에 약물을 배달하는 유도미사일로 비유되곤 한다”며 “ADC는 선진 제약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라 CDMO에 대한 필요성도 점점 높아져 국내 기업들의 수주 역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