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회장이 1일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HD현대)
■ 한국 조선업의 새 틀…정기선 체제의 최대 조직개편
국내 조선업의 ‘완전체’가 공식 출범했다. 정기선 회장의 책임경영 이후 가장 큰 구조 재편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국면에서 한국 조선의 외연을 다시 설정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HD현대는 1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통합해 새로운 ‘HD현대중공업’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통합법인은 2035년 매출 37조원을 목표로 ‘더 넓은 시장·더 강한 조선’을 내세웠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대형 상선·해양플랜트 경험(HD현대중공업)과 중형선·특수선 경쟁력(HD현대미포)을 결합하게 됐다. 기존 14기 도크는 재배치를 통해 군함·특수선 중심의 고부가 라인으로 재편되며 중·대형·특수선·해양플랜트를 아우르는 ‘풀라인업’ 체제가 구축됐다.
■ 방산 생산능력 확대…대형화가 불러올 부담 상존
이번 합병의 핵심은 방산이다. 통합법인은 중형 도크 일부를 방산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고 국내 최다 함정 건조 실적을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 위에 HD현대미포의 중형 도크·숙련 인력을 결합한다. 향후 10년 글로벌 신규 함정 발주가 2100척·503조 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통합법인은 방산 수요를 본격적으로 흡수할 체계를 갖추게 됐다.
HD현대는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산업은행과 총 50억 달러 규모의 조선·방산 펀드를 추진 중이다.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HII(헌팅턴 잉걸스)와는 기술·생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MASGA 프로젝트와도 맞물린다.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조선의 전략적 입지를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 생산성·원가·규제 대응 리스크…중장기 관리 필요
대형화에는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우선 두 조선소의 조직과 인력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숙련도 유지와 인력 재배치의 효율성이 관건으로 지적된다. 도크 배치 변경 역시 초기 단계에서 공정 조정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방산·특수선 비중 확대는 고부가 수익성 개선 요인이지만 까다로운 규격과 인증 절차로 인해 원가 변동성과 납기 준수 리스크가 상존한다.
또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장 과정에서는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 현지 규제 대응 등 운영 복잡성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요소들은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 정기선 회장 “한국 조선의 새로운 시작” 메시지
정기선 회장은 “오늘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기술·노하우·인력의 결합이 만들어낼 혁신을 강조했다.
사내 방송에는 HD현대중공업 TV광고 주인공 김우빈 배우의 축하 메시지도 송출됐다. 그는 “더 강한 조선을 향한 도약이자,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한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