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안정 불안 요소들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기성장과 금융안정에 대한 의견이 대립, 3개월내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는 3대3 동률로 예측했다.
원유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6일 보고서를 통해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가계부채 증가세와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불안 요인들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8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하쪽에 무게를 실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가계부채 확대를 우려해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번에는 정부의 6·27 대책 이후 관련 지표가 빠르게 안정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완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봤다. 가계대출은 7월 2.2조원 증가에 그쳐 전월 6.5조원, 전년 동월 5.2조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8월 21일 기준 2.5조원으로, 이사 수요·휴가철로 대출이 늘어나는 계절성을 감안해도 둔화 흐름이 확연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부동산도 명확한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8월 18일 기준 전국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월간 매매가격·가격전망도 7월부터 눈에 띄게 둔화됐다.
외환시장 변동성도 안정적이란 평가다. 달러/원 환율 변동성은 엔캐리 청산 우려가 부각됐던 지난해 8월 이후 안정적인 수준까지 내려왔다. 8월 인하 시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원유승 애널리스트는 “잭슨홀 이후 9월 FOMC 인하 가능성을 감안하면 인하를 제약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 수준인 점도 환율 리스크에 대한 완충재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 올해 성장률은 0.8%에서 0.9~1.0%로 소폭 상향될 것으로 봤다. 내수 회복과 대미 무역협상 타결 효과를 반영해서다. 다만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를 크게 하회하는 만큼 경기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심리지수 7월 110.8pt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0.1% 올라 내수 회복속도가 더디다.
건설 경기 부진은 성장 기대치를 낮추는 요인으로 2025년 2분기 GDP 성장률에서 건설투자 기여도는 -1.9%p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업황을 감안하면 단기 반등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수출은 반도체 중심 호조에도 비ICT 품목 부진이 이어지고, 8월 초 발효된 미·한국 상호 관세의 여파가 올해 4분기~2026년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책 공조의 측면에서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전망을 내놨다. 이재명 정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기준 2차 추경의 성장 기여도는 +0.1%p에 그치고, 3차 추경에는 정부가 선을 긋는 상황이기에 빠른 내수 회복을 위한 발맞춤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SK증권은 연내 8월·11월 두 차례 인하와 2025년 말 기준금리 2.00%를 전망했다.
채권시장은 금통위 결정과 무관하게 금리 하락을 예상했다. 원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금리의 경우 포워드 가이던스, 총재 기자회견 등 도비쉬한 모습을 반영해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장기물의 경우 “단기물 대비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으나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기반영된 점, 예산안 규모가 700조원 초반대로 나올 경우 악재 해소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