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도입될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에 홈 화면을 더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맞춤화해 꾸밀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된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을 위한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 2020'(WWDC 2020)을 열고 올가을 나올 'iOS 14'에 추가될 새로운 기능을 발표했다.
올해 WWDC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WWDC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상대로 아이폰·아이패드·맥용 운영체제(OS) 등의 차기 버전에 담길 업데이트 내용을 미리 공개하는 자리다. 2300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이에 맞춰 미리 앱을 개발할 수 있어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가을부터 출시되는 아이폰이 홈화면을 개인별 맞춤으로 선보인다. (사진=애플)
달라진 아이폰은 먼저 일정과 주요 뉴스, 날씨, 지도,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위젯을 새로 디자인해 홈화면으로 옮겨와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로 끼워 넣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위젯들을 한데 모아 별도의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했으나 이를 하나씩 홈화면으로 옮겨 배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례로 세계 곳곳의 시각을 보여주는 시계를 4개까지 늘려 홈화면에 띄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업무나 여행,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 관심사에 따라 위젯을 맞춤화해 홈화면을 꾸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앱 라이브러리 기능도 도입돼 홈화면 맨 마지막 페이지에 이용자가 내려 받은 앱들을 자동으로 분류한 뒤 같은 범주끼리 묶어 보여준다. 또 그때그때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는 앱을 추천하는 '제안' 기능, '최근 추가된 앱' 등의 범주도 도입된다. 이렇게 하면 페이지를 앞뒤로 넘기며 필요한 앱을 찾을 필요 없이 한 화면에서 모든 앱을 다 볼 수 있다고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인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설명했다.
'픽처 인 픽처 비디오' 기능도 추가된다. 동영상을 보거나 화상통화를 하면서도 다른 앱을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이때는 화면이 작아져 상단·하단 등 구석으로 이동한다. 이용자가 화면 크기와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에는 받아쓰기 기능이 도입돼 말로 문자메시지를 작성해 보낼 수 있다. 또 영어 등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번역 기능도 추가된다. 이 번역 기능은 한국어를 포함해 11개 언어를 지원하며 문자로 입력한 내용은 물론 말로 한 내용도 번역된다.
시리가 작동할 때 화면 전체를 뒤덮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화면 아래쪽에 조그맣게 표시되도록 바뀐다.
문자메시지에는 표시 기능이 추가되면서 중요한 대화를 지정, 문자메시지 표시 창 가장 위에 올라오도록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주고받은 문자가 항상 맨 위에 올라오는 것을 바꾼 것이다.
그룹 대화에서 수신 상대를 특정해 대화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생긴다.
지도에는 자전거 전용 길 안내와 전기차 전용 길 안내가 추가된다. 계단이 있어 자전거를 들고 이동해야 하는 구간도 알려주고, 경로상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도 안내해준다.
다만 이 기능은 일단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와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 일부 도시에서 먼저 시작해 확대될 예정이다.
전기차 길 안내는 전기차 충전소를 포함한 경로를 알려준다. 아이폰을 디지털 자동차 키로도 쓸 수 있게 된다. 아이폰을 도어 손잡이에 두들겨 차 문을 열 수 있고, 차 안 충전대에 올려놓으면 시동을 걸 수 있다. 이 기능은 일단 BMW 5시리즈에만 적용된다.
처음 가는 주차장이나 식당, 커피점에서 QR 코드 등을 이용, 결제를 위한 앱을 즉석에서 내려받아 결제하는 '앱 클립스' 기능도 새롭게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