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한유정 기자] 같은 장르지만 색은 전혀 다른 스릴러가 동시에 극장가를 공략한다.
오는 29일 영화 ‘반드시 잡는다’와 ‘기억의 밤’이 함께 개봉한다. 두 편 모두 충무로에서 이야기꾼으로 인정을 받은 감독의 작품이고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스릴러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연령대는 다르지만 남자 배우 둘이서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도 같다. 비슷한 점도 많지만 결국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려내는 ‘반드시 잡는다’와 ‘기억의 밤’은 어떤 매력을 품고 있을까.
■ 사회 풍자와 맞닿은 스릴러 ‘반드시 잡는다’
‘반드시 잡는다’는 30년 전 발생한 미제사건과 동일 수법의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동네의 터줏대감(백윤식)과 왕년 형사(성동일)가 의기투합해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공모자들’ ‘기술자들’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민들에게 월세를 독촉하는 괴팍한 성정 심덕수를 연기한 백윤식, 미제 연쇄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 박평달 역의 성동일은 중장년의 배우가 스릴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기 내공이 어마어마한 만큼 두 사람의 콤비 연기는 영화의 큰 강점 중 하나다.
인기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삼은 ‘반드시 잡는다’는 독거노인의 외로운 생활, 노인혐오,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인들의 모습 등을 통해 사회의 노인 문제를 가볍게 그려낸다. 노인을 중심으로 한 영화, 충무로에서는 새로운 시도다.
■ 기억 추적 스릴러 ‘기억의 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유석(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스릴러다.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의 9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억의 밤’은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밤마다 사라지는 유석을 쫓는 진석의 꿈과 기억은 매 순간 긴장감이 넘치고 유석과 진석이 사는 집마저도 범상치 않아 보이게 만든다. 중반부에 이르러선 가족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스릴러에서 드라마로 바뀌는 전개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잡는다’ 백윤식, 성동일 콤비 못지않게 ‘기억의 밤’ 강하늘, 김무열의 조합도 훌륭하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답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상태를 감각적으로 연기했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두 작품 모두 볼거리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