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잡스' 스틸컷)
[뷰어스=문서영 기자]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어릴 적엔 성공이란 당연히 정해진 수순이란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현실의 성적은 꿈도 못 꿀 명문대에 들어가 캠퍼스를 누비는 상상, 그 캠퍼스 후에는 잘 나가는 사회인이 될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은 누구나 한다. 심지어 현실을 체감하는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인생의 반전이 펼쳐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순간이 종종 있다.
그런 순간들에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나는 무엇을 했는가? 명문대 입성을 꿈꾸며 현실의 나는 무엇을 했고, 멋진 삶을 누리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했는가. 쳇바퀴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직장인의 삶에서 벗어나는 인생의 반전을 위해 오늘의 내가 한 것은 무엇인가.
묵묵부답일 수밖에 없었다. 책을 쓰고 싶다, 영어를 조금 더 잘하고 싶다. 오케이, 목표설정은 좋다. 거기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기 시작하면 그 상상속의 나는 멋진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만 그건 언제나 상상에 멈추는 것이 문제다. 일례로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 그 하루에 내 인생의 꿈이나 목표를 위한 시간은 없는 때가 다반사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지금과 다른 인생은 아주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만고의 진리고 수많은 성공인들이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걸 스스로의 삶에 적용하는가, 읽고 듣고 끝나는 것이 결국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타이탄의 도구들’의 팀 페리스도 이 점을 거듭 강조한다.
저자는 ‘타이탄의 도구들’을 통해 쉽고 단순하지만 스마트한 전략으로 인생의 획기적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낸 200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아주 간략하고 중요한 지침들을 쏙쏙 뽑아낸 이 책은 200명이 쓴 자기계발서를 압축해놓은 것과 같다. 심지어 그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굳이 자기계발서를 써줄 것 같지도 않은 성공자들이기도 하다.
(사진='타이탄의 도구들' 책표지)
다 아는 얘기를 그저 그렇게 풀어놓은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그가 하는 말들은 혁신적일 때도 있지만 기본적일 때도 있다. 여느 자기계발서와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접근법이 달랐다. 모두가 인정하는 성공을 이룬 유명인들을 만나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방법과 그들만의 방법을 61가지로 정리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식이다. 아침 일기를 써라, 하루가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치게 될 것이다. 명쾌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곁들여진다. 실패란 완전히 실패하는 것이다, 그래야 결정적 원인을 찾고 실패에서 배울 수 있다. 이후 대체 불가능한 사명을 찾는 법을 설명한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존재하라, 버티는 자가 이기니까. 자신의 능력을 잘 써줄만한 사람의 눈에 잘 띌 수 있는 예는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전담한다. 이렇듯 팀 페리스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와 아주 작은 발상의 전환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아낌없이 풀어놓는다.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꿀팁이다.
그가 알려주는 방법들은 옳다. 다만 체화하는 방법은 개개인별로 달라야 할 것이다. 한국식으로 바꿔야 할 것들도 종종 보인다. 이를테면 자신과는 상관없는 회의에 쳐들어가 경청하고 메모하는 방식들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라면 당장 나가라고 호통을 듣거나 아예 문조차 열지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을 것이다. ‘타이탄의 도구들’이 제시하는 방법 중 한국 사회에서, 지금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가능할 방법들을 응용해나가는 것이 독자가 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어떤 이는 ‘타이탄의 도구들’이 결점과 허점투성이의 사람들이 매일 치열하게 한걸음씩 전진하는 모습을 담은 책이라 평한다. 아니다. 확실한 성공의 책이다. 정말 이 사람들처럼 발상의 전환을 가질 수만 있다면. 다만 그 발상의 전환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거나 망했을 때 다가올 괴로움에 숨 막힐 때 진짜 2~3일 정도 최소한의 것만 먹으며 신문지를 덮고 자는 것이다. 그러면 머릿속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괴로움은 아주 작아진다. 삶을 살아가며 우리가 지나치는 아주 작은 부분들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끊임없이 강조한다. 그걸 받아들이고 고쳐 나갈지는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책은 368쪽이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돼 있기에 언제 어느 때고 진입해도 좋을 만큼 가볍다. 쭉 읽어 내려가야 할 집중도는 필요하지 않지만 확신에 찬 저자의 주장은 눈여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