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뷰어스=문다영 기자] 스웨덴 한림원이 '미투' 논란에 휩싸이면서 올해 노벨 문학상 선정을 취소한 가운데 스웨덴 문화계 인사들이 이를 대신할 문학상 선정에 나선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스웨덴 작가, 배우, 언론인 및 문화계 인사 100여명이 한림원(the Swedish Academy)과 유사한 이름의 '뉴 아카데미'(the New Academy)라는 단체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단체 설립을 통해 오는 가을 노벨문학상을 대체할 문학상을 수여할 계획이라는 것.
보도에 따르면 뉴 아카데미는 성명을 통해 "문학과 문화을 통해 민주주의와 투명성, 공감, 존중을 촉진하고 특권과 오만함, 성 차별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의문 제기가 점차 커지고 있는 시대에서 문학은 침묵과 억압의 문화를 멈출 대항세력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따라서 세계 최고의 문학상은 올해에도 여전히 수상이 돼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성추문 파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온적 대처로 결국 수상자를 선정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한림원에 대한 비판과 항의의 의미가 모두 담겨 있다.
이 단체는 노벨상 설립자인 알프레트 노벨이 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상적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써 온 작가를 찾아온 노벨문학상과는 대조적으로, 자신들은 "세계 곳곳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가를 찾고 있다고 분명한 지향점을 밝혔다.
뉴 아카데미는 스웨덴 전역의 사서 추천을 받아 후보자를 지명한다. 자격 조건은 최소 2권 이상의 책을 내고 지난 10년 안에 신간을 출간한 사람으로 수상자는 공개 투표와 함께 배심원단의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또 뉴 아카데미는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 다음 날인 오는 12월 11일 해산을 예고했다.
앞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한림원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진작가 장 클로드 아르노의 성폭행 의혹으로 파문에 휩싸였다. 종신위원 남편이기도 한 아르노는 여성 18명의 성폭행 폭로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후 종신 위원 3명은 지난 6일 아르노의 부인이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을 스웨덴 한림원 위원에서 해임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투표에서 부결됐다. 종신위원들의 집단 사퇴가 이어졌고,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은 노벨상 수상자 명단 사전 유출 혐의까지 받았던 상황이라 사면초가였다.
결국 한림원은 매년 10월 발표하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