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마이컴퍼니)
[뷰어스=노윤정 기자]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 : 비긴즈’(연출 최규식, 정형건·극본 임수미/ 이하 식샤를 합시다3)는 ‘식샤 시리즈’의 세 번째 시즌이다. 시즌3는 ‘비긴즈’라는 부제에 걸맞게 2004년 과거와 2018년 현재를 오가며 ‘식샤님’ 구대영(윤두준)의 전사(前事)를 그리는 바, 풋풋한 스무 살 시절을 함께 보낸 구대영과 이지우(백진희)가 삼십대 중반이 되어 재회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자 상처를 안고 있는 구대영과 이지우는 서로를 다시 만나 조금씩 대학생 시절의 생기를 되찾고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이 시즌3의 큰 줄기다. 동시에 시즌3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스토리를 한층 다채롭게 만든다. 특히 2004년도 이야기에서는 구대영과 이지우의 대학 시절이 다뤄지는 만큼 캠퍼스 라이프를 표현할 젊은 배우들이 다수 활약하고 있다. 이 중 자신만의 개성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며 극의 재미를 더하는 배우 세 사람을 꼽아봤다.
(사진=tvN 방송화면)
#서벽준
극 중 서벽준이 연기하는 이성주는 구대영, 배병삼(김동영), 김진석(병헌)과 같은 기계공학과 04학번 동기이자 단무지(단순·무식·지저분) 4인방의 일원이다. 하지만 다른 단무지 멤버들이 매일 이런 저런 핑계로 구대영의 자취방에서 술 마시다 잠들고 애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과 달리, 이성주는 술에 취해도 구대영의 집에서 자지 않으려 하는 반듯함을 보이고 커리어 우먼인 연상의 여자친구도 있다.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당시 “누나는 없지만 아는 누나는 많습니다”는 말로 많은 남자 선배들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았을 만큼 인기도 많다. 때문에 바람둥이일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알고 보면 대학 시절부터 사귄 여자친구와 꾸준히 사랑을 키워오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순정파다.
서벽준은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기 시작한 신예다.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웹드라마 ‘태구드라마 시즌2’(2017), 시트콤 협동조합이 제작한 ‘그 새끼를 죽였어야 했는데’ 등의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지난 5월 종영한 ‘위대한 유혹자’에서 얼굴을 비추며 TV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어 ‘식샤를 합시다3’에 캐스팅되며 시청자들에게 서벽준이라는 배우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서벽준은 신예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캐릭터 소화력에 신선한 마스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훈남 대학생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훤칠한 키와 귀여운 미소가 눈을 사로잡고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모습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등장하는 신이 많지 않더라도 나오는 장면마다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서벽준은 이제 막 배우로서 발걸음을 뗀 신인이다.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배우다. 서벽준이 매 작품을 거치며 어떻게 발전하는지 그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고 싶어 진다.
(사진=tvN 방송화면)
#병헌
극 중 병헌이 분한 김진석은 기계공학과 04학번이자 구대영의 대학 동기로 구대영, 배병삼, 이성주와 함께 단무지 4인방으로 불린다. 여자 앞에만 서면 얼어버리는 배병삼에게 연애 고수인 척 잘난 체를 하지만 실상 본인도 모태솔로이며 이서연(이주우)에게 늘 당하기만 하는 인물이다. ‘식샤를 합시다3’는 구대영이 대학교 신입생이던 2004년도 이야기를 다루며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바, 그 안에서 김진석 캐릭터는 술과 게임, 친구들을 좋아하고 알콩달콩한 연애를 꿈꾸는 순수한 모습으로 20대 대학생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병헌은 본명보다 엘조라는 예명으로 더 친숙하다. 아이돌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병헌을 신인 배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병헌은 아이돌 그룹 틴탑의 멤버로 지난 2010년 데뷔해 어느덧 연예계 생활 9년차다. 틴탑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팀 탈퇴 이후 현재는 배우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다. 연예계 경력은 짧지 않지만 배우로서 활동한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병헌은 2015년 웹드라마 ‘요술병’을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했고 드라마 ‘딴따라’(2016), 영화 ‘절벽 위의 트럼펫’(2017)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또한 연극 ‘공장장 봉작가’(2017·2018) ‘스페셜 라이어’(2017) ‘S다이어리’(2017) ‘여도’(2018),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2017) ‘그 여름 동물원’(2017~2018) 등 공연 무대에도 꾸준히 오르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병헌이 ‘식샤를 합시다3’에서 맡은 역할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윤두준, 김동영, 서벽준과 호흡을 맞춰 극에 깨알 재미를 더하고 이주우와의 관계에서 보여주는 짠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특히 옷을 훌렁훌렁 벗은 채 등장하거나 여장을 하는 등 캐릭터 소화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매회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이돌 그룹 멤버 출신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병헌은 방송 매체와 공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으며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병헌이 앞으로 배우로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tvN 방송화면)
#이주우
극 중 이주우가 연기하는 이서연은 부모님의 재혼으로 이지우와 동갑내기 자매가 된 인물이다. 이서연과 이지우는 비록 피를 나눈 사이는 아니나 늘 아웅다웅하면서도 서로를 챙기고 걱정하는 둘도 없는 자매였다. 하지만 십 수 년이 흐른 지금 두 사람은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만나기만 하면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상처주기에 급급하다. 이서연 아버지의 죽음과 이지우 어머니의 치매, 이서연이 미국으로 떠난 이유 등에 얽힌 비화가 극에 궁금증을 더하는 한편 이서연과 선우선(안우연)의 러브라인은 극의 텐션을 높인다. 이처럼 이서연의 존재는 이번 시즌 한층 강화된 서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주우는 지난 2013년 산이의 ‘아는사람 얘기’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수 편의 광고에 출연했으며 KBS 드라마 스페셜 ‘카레의 맛’(2014) ‘선암여고 탐정단’(2014) 등을 통해 드라마에 진출했다. 이후 ‘눈길’(2015) ‘호구의 사랑’(2015) ‘파랑새의 집’(2015) ‘다 잘될 거야’(2016) ‘돌아온 복단지’(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 등의 작품에서 얼굴을 비추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지난해 ‘돌아온 복단지’로 첫 악역 연기에 도전했던 이주우는 바로 다음 작품인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똑 부러진 성격의 소유자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어리숙하기 그지없는 쇼핑몰 모델 민수아 역을 맡아 폭 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이주우는 ‘식샤를 합시다3’에서도 수려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얄밉고 이기적인 이서연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리고 있다. 엄마에게 사랑스럽게 애교 부리는 막내딸의 모습부터 김진석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해 부려먹는 뻔뻔한 모습, 엄마가 끓여준 김치수제비의 맛과 김치수제비를 먹던 시절의 행복을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 등 다채로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서연은 극 중 악역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악역이라기엔 짠하고 안타깝다. 이처럼 이주우는 이서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며 이서연 캐릭터를 미워할 수만은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