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기대를 하지 말걸 그랬다. 통쾌한 액션 속에서도 찜찜함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린 새로운 분노 액션 영화. 이시영의 거침없는 액션엔 박수가 절로 나오지만 극 중 성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다.
■ 불편한 장면1
몸의 굴곡이 드러나는 강렬한 빨간색 미니 원피스를 입은 여성(인애)이 빨간 하이힐을 신고 카센터에 들어선다. 그의 손엔 해머가 들려 있다. 여성은 차 밑에 들어가서 수리를 하고 있던 한 남성을 부르고 남성은 밑에서 여성을 쳐다본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다리를 보고 남성은 음흉한 미소를 짓고 여성은 남성의 정체를 확인한 후 해머를 휘두른다.
■ 불편한 장면2:
여학생 3명은 은혜(박세완)를 노래방으로 끌고 온다. 그리고 그를 협박하기 위해 교복을 벗기고 속옷 바람인 상태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한다. 과거와 현재, 은혜는 수많은 남성들에게 유린을 당한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는 교복을 입고 있다.
■ 불편한시선
여성이 중심인 액션물이라고 기대를 한 게 아깝다. 아무리 동생이 선물한 옷과 신발이라곤 하나 하루 종일 연락도 안 되는 동생을 찾아 나서는데 인애는 옷을 갈아입고 나선다. 오프닝부터 카메라는 인애의 치마 밑을 훔쳐보는 카센터 사장처럼 그의 다리를 훑는다. 짧은 치마를 입고 액션을 하는 내내 자연스럽게 살색이 드러나고 카메라는 집요하게 담아낸다.
감독은 한 동네에서 일어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등장하는 대부분의 남성에게 유린당하는 은혜의 모습이 연이어 등장하니 한숨이 나온다. 그것도 모두 교복을 입은 채다. 과거와 현재 할 것 없이 교복을 입은 채 은혜는 모든 상처를 받는다. 교복 입은 미성년자가 영화 속에선 성적 대상이 됐다. 미성년자 성범죄를 다루려고 했다면 좀 더 조심스럽게 표현해야 했다. 교복을 벗기고 동영상을 찍는 사실만으로도 관객들의 분노를 끌어 오르게 만들기 충분한데 속옷 차림을 한 은혜를 위아래로 훑는 시선은 폭력적이다. 여성 중심의 영화지만 결국은 여성은 성적으로 소비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불편하고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