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3’는 정확하게 말하면 ‘보이스2-2’의 성격을 지닌다. ‘보이스1’과 ‘보이스2’가 등장인물 몇몇만을 유지한 채 사실상 전혀 다른 세계관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보이스3’는 ‘보이스2’의 연장선상이다.
6월 30일 종영한 ‘보이스3’의 큰 줄기는 ‘보이스2-2’답게 도강우(이진욱 분)의 정체성과 이를 형성하게 된 과거다. 여기에 OCN류의 특유의 형식을 따라 여러 사건들을 얽혀, 스토리를 이어 나갔다.
친형제인 도강우와 카네키 마사유키(박병은 분)의 싸움은 둘 만의 일이 아니었다. ‘보이스2’와 ‘보이스3’에서 세상을 혐오해 사람들을 벌레 취급하는 에피소드의 흐름은 카네키 마사유키의 작품이었고, 그 안에서 도강우는 강권주(이하나 분) 센터장, 골든타임팀과 함께 그 작품을 깨나갔다. 결국 도강우-카네키 마사유키의 전쟁은, 사회 전반의 혐오 문제를 끄집어 내며 ‘그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음을 알려줬다.
일본에서 한국 관광객 납치 및 살해라는 첫 에피소드부터 강렬했던 ‘보이스3’는 마지막 회에서 도강우의 과거를 설명해주며 전체의 그림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회에서 도강우의 죽음과 이를 받아들이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개연성이 떨어졌고, 곧 긴장감을 확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허무함마저 느끼게 했다. 굳이 도강우의 죽음이 필요했다면 다양한 장치는 충분했다. 때문에 마지막에 잠깐 등장한 방제수(권율 분)가 총을 들고 사라지는 장면에 “경찰특공대가 아닌 방제수가 죽인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추측이 나오기까지 했다. 이해하기 힘든 엔딩이기에 시청자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하나와 이진우의 연기도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호불호가 나뉘기 시작했다. 이하나의 경우 ‘보이스1’에서는 참신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시리즈2’부터는 “잠깐, 이건 무슨 소리지? 000 소리 같은데. 맞아 000할 때 소리야”의 식상한 패턴의 연기 범위에 갇혔다. 어두운 과거에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성격을 표현한다고 하지만, 이진욱 역시 반복된 패턴의 분노 표출이 매 에피소드의 성격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가네키 마사유키 역의 박병은을 비롯해 나홍수 역의 유승목, 박중기 역의 김중기, 구광수 역의 송부건 등이 연기 폭에서는 다채로웠다. 특히 박병은은 이번 ‘보이스3’에서 시즌을 제대로 ‘씹어’ 먹었다는 평을 들을 만 했다. 최종화 엔딩은 이하나-이진욱이 아닌, 박병은-권율이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이스3’는 마지막에 권율의 등장으로 ‘시즌4’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긴장감과 개연성을 떨어뜨린 최종화에서 ‘시즌4’로 연결될 수 있는 동력을 어느 정도 잃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한편 ‘보이스3’ 후속으로는 한석규 서강준 김현주 등이 출연하는 OCN ‘왓쳐(WATCHER)’가 6일 토요일 오후 10시 2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