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아버지처럼 따르던 토니 스타크를 잃은 상처를 극복하는 피터 파커의 성장담에 초점을 맞췄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남긴 후폭풍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단독 영화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는 떨어진다.
■ Strength(강점)
사라졌던 인구 절반이 되돌아 온 이후 상황을 그리며 궁금증을 충족시킨다. 사라졌던 가족과 친구를 다시 만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공백기가 남긴 후유증과 상처를 함께 극복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럼에도 마블이 이 상처를 마냥 어둡게만 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영화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히어로들 중 가장 어린, 아직 청소년인 스파이더맨이 철은 없지만 늘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을 웃게 하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낯선 분위기지만, 특유의 유머가 살아있어 기본적인 유쾌함은 유지한다.
특히 스파이더맨과 MJ의 로맨스를 가미시켜 풋풋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아버지처럼 따르던 아이언 맨의 흔적을 볼 때마다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다가도 용기가 없어 MJ에게 다가가지 못해 쩔쩔매는 소년의 서툰 실수를 볼 때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사진=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 Weakness(약점)
스파이더맨이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한다는 서사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는 전작과의 연속성에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특별한 서사가 있기 보다는 전작이 남긴 그림자를 이기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성장물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타노스라는 거대한 악당 뒤에 등장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속 빌런의 존재감이 약하게 보이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거대한 이야기를 다룬 직후인 만큼 쉼표 같은 느낌이 강하다. 친구들과의 우정, 사랑을 다룬 청춘물 특유의 풋풋한 감성은 분명하지만, 관객들이 마블 영화에 기대하는 것이 이 정도의 감정일지는 의문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여운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지만, 단독 영화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 Opportunity(기회)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개봉한 만큼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내용에 있어서 연결고리가 분명한 만큼 긴 공백기 없이 개봉한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여기에 톰 홀랜드와 제이크 질렌할이 개봉 직전 내한해 예비 관객들을 만나고 있어 홍보 효과도 크다.
■ Threat(위협)
‘알라딘’ ‘토이 스토리4’ 등 디즈니 영화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엑시트’ ‘사자’ 등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텐트폴 영화들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 사이에 ‘비스트’ ‘진범’ 등 국내 스릴러 영화들도 관객들을 만난다. 경쟁작들이 쟁쟁하다는 점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게 위협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