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콘텐츠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 방송의 심의를 규제하는 중국광전총국은 ‘베끼기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인기를 끄는 한국 포맷 콘텐츠에는 ‘금지령’ 엄포를 놓고 있다. ◇ 뮤직비디오부터 방송까지 이어지는 ‘베끼기 논란’ 중국 KFC 광고 영상이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의 일부를 표절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네티즌이 체스를 두고 있는 KFC광고 모델의 모습이 블랙핑크의 제니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올린 글이 논란을 일었다. 분홍색 벽을 배경으로 왕관을 쓰고 의자에 앉은 포즈도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작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가 도마에 올랐다. 중국 후난TV ‘아가나소자(我家那小子)’는 ‘미운우리새끼’와 똑같은 포맷을 내보여 질타를 받았지만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 4월에는 우효광이 출연하는 ‘아문적사부(我?的?父)’가 ‘집사부일체’를 떠올리게 해 논란을 일었다. 당시 SBS는 “후난TV 제작진과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쪽에서 막무가내로 방송을 강행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텐센트 예능 ‘나와 나의 매니저’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윤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중찬팅(中餐?)’도 논란에 휩싸였으나 당시 PD는 “외국에서 식당을 여는 아이템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0’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효리네 민박’ 등 프로그램이 표절 논란을 일었다. 사진=아문적사부 포스터/집사부일체 포스터 ◇ 한국 포맷 인기 프로그램에 금지령  중국은 한국의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콘텐츠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이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자 2014년 9월에는 ‘해외 판권 구입 프로그램 개수 제한’이라는 규제를 만들었다. 광전총국의 허가증을 취득해야 온라인상에 해외 드라마가 방영될 수 있다는 규제다. 당시 광전총국은 2015년 3월 31까지 등록하지 못할 경우, 중국TV와 온라인 상에서 해당 작품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MBC ‘아빠어디가’는 후난위성TV ‘아빠 어디가’(??去??)로 포맷 수출에 성공했다. 또, ‘아빠가 돌아왔다’(??回?了) 등의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중국광전총국은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방송을 제한하고, 스타를 의도적으로 띄우거나, 선전할 수 없다”라고 한동령(限童令/미성년자 출연에 제한함)을 발표했다. ‘아빠 어디가’ ‘아빠가 돌아왔다’ 모두 시즌을 잇지 못하고 제작이 중단됐다. 광전총국은 2017년에 황금시간대(오후 7시~10시)에 외화제한령(限外令)을 실시해 외국방송 뿐 아니라 외국 방송의 포맷을 차용한 프로그램까지 제한했다. 강소 위성TV ‘도전자연맹(挑戰者聯盟)’, 후난 위성TV ‘쾌락대본영(快樂大本營)'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오후 10시 이후의 심야 시간대로 옮겨졌다.  같은 해 한국 드라마를 통해 타임슬립과 청춘 소재의 사극 등이 인기를 끌자 오락성이 높다는 이유로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랑야방(瑯?榜)’ ‘대진제국(大秦帝國)’ 등의 작품이 금지 대상이 됐다. 올해 3월에 개봉 예정이었던 ‘백사의 전설’ 역시 시사회까지 취소되는 등의 여파를 입었다. 이 같은 규제가 떨어질 때마다, 한국 프로그램 포맷 방송의 영향으로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규제를 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잖았다. 이 같은 규제가 많아지면, 중국 제작사에서도 한국 작품의 포맷을 받아들이기 꺼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중국 언론은 ‘베끼기 논란’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베끼기 논란에 대해 한국에서 할 수 있 조치는 사실상 없다. 중국 방송사와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중국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 일 뿐이다. 승자 없는 싸움으로만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섣불리 대응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끌 때는 포맷 수입 등으로 수요를 늘이더니, 막상 인기를 끌자 자국 프로그램에 위험을 느끼고 ‘억지스러운’ 금지령으로 엄포를 놓은 중국이다. 2016년, 한국 콘텐츠 자체 금지령 한한령(限韓令)까지 내린 중국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한한령을 두기 위한 핑계”라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에 제한을 뒀음에도, ‘한국 콘텐츠 표절’에는 아무런 금지령도 내놓지 않는 중국은 이 말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韓 콘텐츠 금지령 놓던 중국, 베끼기 논란은 ‘여전’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7.23 10:29 | 최종 수정 2139.02.11 00:00 의견 0

중국의 한국 콘텐츠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 방송의 심의를 규제하는 중국광전총국은 ‘베끼기 논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인기를 끄는 한국 포맷 콘텐츠에는 ‘금지령’ 엄포를 놓고 있다.

◇ 뮤직비디오부터 방송까지 이어지는 ‘베끼기 논란’

중국 KFC 광고 영상이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의 일부를 표절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네티즌이 체스를 두고 있는 KFC광고 모델의 모습이 블랙핑크의 제니의 모습을 떠올린다고 올린 글이 논란을 일었다. 분홍색 벽을 배경으로 왕관을 쓰고 의자에 앉은 포즈도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작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가 도마에 올랐다. 중국 후난TV ‘아가나소자(我家那小子)’는 ‘미운우리새끼’와 똑같은 포맷을 내보여 질타를 받았지만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 4월에는 우효광이 출연하는 ‘아문적사부(我?的?父)’가 ‘집사부일체’를 떠올리게 해 논란을 일었다. 당시 SBS는 “후난TV 제작진과 계속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 쪽에서 막무가내로 방송을 강행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 텐센트 예능 ‘나와 나의 매니저’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윤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중찬팅(中餐?)’도 논란에 휩싸였으나 당시 PD는 “외국에서 식당을 여는 아이템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0’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효리네 민박’ 등 프로그램이 표절 논란을 일었다.

사진=집사부일체 포스터/ 아문적사부 포스터
사진=아문적사부 포스터/집사부일체 포스터

◇ 한국 포맷 인기 프로그램에 금지령 

중국은 한국의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콘텐츠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이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자 2014년 9월에는 ‘해외 판권 구입 프로그램 개수 제한’이라는 규제를 만들었다. 광전총국의 허가증을 취득해야 온라인상에 해외 드라마가 방영될 수 있다는 규제다. 당시 광전총국은 2015년 3월 31까지 등록하지 못할 경우, 중국TV와 온라인 상에서 해당 작품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2016년 MBC ‘아빠어디가’는 후난위성TV ‘아빠 어디가’(??去??)로 포맷 수출에 성공했다. 또, ‘아빠가 돌아왔다’(??回?了) 등의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중국광전총국은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방송을 제한하고, 스타를 의도적으로 띄우거나, 선전할 수 없다”라고 한동령(限童令/미성년자 출연에 제한함)을 발표했다. ‘아빠 어디가’ ‘아빠가 돌아왔다’ 모두 시즌을 잇지 못하고 제작이 중단됐다.

광전총국은 2017년에 황금시간대(오후 7시~10시)에 외화제한령(限外令)을 실시해 외국방송 뿐 아니라 외국 방송의 포맷을 차용한 프로그램까지 제한했다. 강소 위성TV ‘도전자연맹(挑戰者聯盟)’, 후난 위성TV ‘쾌락대본영(快樂大本營)'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오후 10시 이후의 심야 시간대로 옮겨졌다. 

같은 해 한국 드라마를 통해 타임슬립과 청춘 소재의 사극 등이 인기를 끌자 오락성이 높다는 이유로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랑야방(瑯?榜)’ ‘대진제국(大秦帝國)’ 등의 작품이 금지 대상이 됐다. 올해 3월에 개봉 예정이었던 ‘백사의 전설’ 역시 시사회까지 취소되는 등의 여파를 입었다.

이 같은 규제가 떨어질 때마다, 한국 프로그램 포맷 방송의 영향으로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규제를 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적잖았다. 이 같은 규제가 많아지면, 중국 제작사에서도 한국 작품의 포맷을 받아들이기 꺼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중국 언론은 ‘베끼기 논란’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 내 베끼기 논란에 대해 한국에서 할 수 있 조치는 사실상 없다. 중국 방송사와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중국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 일 뿐이다. 승자 없는 싸움으로만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섣불리 대응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다.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끌 때는 포맷 수입 등으로 수요를 늘이더니, 막상 인기를 끌자 자국 프로그램에 위험을 느끼고 ‘억지스러운’ 금지령으로 엄포를 놓은 중국이다.

2016년, 한국 콘텐츠 자체 금지령 한한령(限韓令)까지 내린 중국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한한령을 두기 위한 핑계”라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에 제한을 뒀음에도, ‘한국 콘텐츠 표절’에는 아무런 금지령도 내놓지 않는 중국은 이 말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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