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KB손보-메리츠화재 로고
KB손해보험이 대놓고 메리츠화재를 겨냥한 영업경쟁을 펼치고 나섰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외부 판매조직인 GA(독립법인대리점)를 적극 활용해 경쟁사 보다 판매 수수료와 시책(비공식적인 추가 인센티브)을 지급하면서 점유율을 넓혀가며 대형손보사들을 바짝 추격했다. 이에 KB손보가 인수확대 등 상품출시로 맞서고 있다. 이를 두고 KB손보가 제 자리 지키기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이날부터 ‘더간편건강보험’ 인수를 확대한다. 이에 따라 KB손보는 메리츠화재 41개보다 두 배 많은 82개 예외질병을 인수한다.
인수확대를 안내하면서 한 GA(독립법인대리점)는 메리츠화재라고 정확히 지칭하지 않았지만 M사보다 예외질병은 두 배 더 많이, 보험료는 1만원 싸게 등을 강조하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7월 22일 5년 이내 3대 질환 병력을 묻지 않는 ‘3.1만세 KB더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7일 ‘간편한 3.1건강보험’을 선보였다.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등 필요 소견이 없거나 1년 이내 상해 및 질병으로 입원 또는 수술 기록이 없다면 누구든지 가입 가능하다. 기존 상품 대비 의무 고지 항목에서 2년 이내 질병 고지 항목을 1년으로 축소하고, 5년 이내 암·뇌질환, 심장질환 등 3대 질환 병력을 묻는 질문을 없앴다.
최근 고지사항을 줄인 초간편보험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특히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경우 기본적인 상품 틀은 유사한 경향이 있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M이라는 이니셜을 가진 보험사는 여러 곳이지만 최근 보험시장 분위기나 상품성격상 누가 봐도 메리츠를 겨냥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보험광고는 손해보험협회 심의를 거쳐 사용되지만 GA의 경우 교육용 자료로 외부유출을 금한다는 부분을 명시해 이를 피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영업하는 설계사 입장에선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해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장내용이나 보험료 비교가 중요하지만 이런 교육용 비교자료들이 고객한테까지 이용된다는 게 문제”라며 “GA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비교자료인데다 직접 보험사명을 표출한 것이 아니라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GA 관계자는 “GA에서 수많은 상품들을 임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보험사에서 인수심사나 상품개정내용이 있으면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서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손보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비교는 물론 시책경쟁도 치열하다”며 “KB손보와 메리츠만의 얘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