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 DB
손해보험사들의 초간편심사보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절판마케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들어 가입연령·보장기간·담보가 확대된 초간편심사보험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보험사는 일정기간을 두고 가입금액을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등 소비자를 향해 절판마케팅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초 ‘1Q 초간편 건강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최근 5년 이내 암으로 진단받거나 암으로 입원 또는 수술을 받은 사실만 없으면 가입 가능하다.
신규고객 월납기준 초회보험료 10억 원까지만 한시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출시 초기에는 연령대별 가입금액을 두 배 이상 확대해 판매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유병장수플러스’는 5년 이내 암, 협심증, 심슨경색, 간경화, 뇌졸중,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진단, 입원 및 수술여부만 확인한다.
메리츠화재는 5년 이내 암 진단·입원 및 수술기록을 제외하고 2년 내 상해 등의 조건을 1년으로 줄인 ‘메리츠간편3.1건강보험’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보험은 기존 간편심사보험을 대폭 축소했다는 점에서 그간 쉽게 보험 가입을 하지 못했던 고객층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기존 심사보험은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2년 내 질병·사고로 입원?수술 ▲5년 내 암 등의 진단?입원 등 3가지를 고지해야 했다면 초간편심사보험은 고지의무를 1가지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단순히 고객 편의나 보다 폭넓은 혜택을 주기 위해 초간편심사보험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보험 가입 고객 수를 늘리려는 꼼수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 기자에 “이미 레드오션인 보험시장에서의 가망고객은 여태껏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와 아직 보험가입이 많지 않은 어린이뿐”이라며 “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지금 아니면 가입하기 힘들다는 말로 소비자를 꾀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초간편심사보험 단 하나의 상품판매보다는 보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미끼상품으로 내던지는 경우도 많다”며 “가입조건이 완화됐지만 그만큼 리스크를 녹여냈기 때문에 보험료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두배 가까이 비싼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 입장에서도 건강체가 아닌 유병자 시장은 리스크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난해 벌어진 치아보험 경쟁을 다시 보는 듯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