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전월에 이어 또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단 한 개 단지만 입주를 앞두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규제'의 여파로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수분양자들이 늘어나면서 입주율 저하와 전세시장 위축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


2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만4720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월평균 입주물량(2만90세대)을 밑도는 수준. 7월(1만7081세대)보다 14%(2361세대) 줄어든 수치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8985세대, 지방이 5735세대다. 특히 수도권 입주물량은 6월(1만3977세대), 7월(1만272세대)에 이어 8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360세대로 수도권 물량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천은 1343세대, 서울은 단 282세대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유일한 단지는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이 단지는 구마을 제3지구를 재건축한 단지로 학군과 정주 여건 등에서 우수한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는 평택, 고양, 화성, 파주 등 택지지구 중심의 입주가 이어진다. 주요 단지로는 ▲평택화양휴먼빌퍼스트시티(1468세대) ▲고덕자이센트로(569세대) ▲더샵일산퍼스트월드(1·2단지, 1603세대) ▲화성 아테라파밀리에(640세대) ▲숨마데시앙(616세대) 등이 있다. 인천은 계양구 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 A·B블록에서 총 1343세대가 입주를 시작한다.

지방에서는 충남(1802세대), 대구(1300세대), 부산(1014세대), 강원(456세대) 순으로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천안롯데캐슬더청당(1199세대), 두류역자이(1300세대), 시민공원비스타동원(440세대) 등이 포함된다.

8월 지역별 아파트 입주 물량. (자료=직방)


문제는 입주물량 감소와 더불어 대출 규제 여파로 입주율 자체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와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수분양자의 자금 부담이 커지고 기존 주택 매각이나 잔금대출 확보가 지연되면서 입주가 늦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9%로 전월 대비 6.3%p 하락했다. 입주 지연의 원인으로는 기존 주택 처분 지연, 잔금대출 확보 난항, 세입자 미확보 등이 지목된다. 특히 세입자의 전세대출 이용이 소유권 이전등기 전에는 전면 제한되면서 전세 입주 대신 월세 전환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입주물량 자체도 줄고 있지만 입주율 하락과 전세시장 위축이 겹치며 시장 전반에 관망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은 새 아파트 수급이 희소해지면서 입주 단지 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향후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과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공급 확대 효과가 단기간 내 나타나기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이 지배적이다.

8월 주요 입주단지 현황. (자료=직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