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뷰어스DB
민심을 잃은 유니클로가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것도 모자라 강제 사내 판매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며 업계는 물론이고 대중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진실 여부를 떠나 기존의 분노가 몸집을 불리고 있는 분위기로 유니클로는 또 한번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최근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유니클로 관련 청원글을 보면 회사명은 블라인드 처리됐지만 유니클로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이고, 더욱이 상식을 벗어난 내용이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 글을 올린 작성자는 '사내 강제 판매에 대해 조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매출이 떨어지면서 그 압박이 한국인 직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작성자는 "매장 별로 정해진 일일 판매량이 있는데, 그걸 채우지 못 할 경우 직원들에게 강제로 사내 판매를 권유해 일일 매출을 달성시키는 강제 판매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현장 직원들 월급이 월 200만원 정도라고 구체적 액수를 밝히면서 강제 구입으로 인해 실제 수령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작성자는 대체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직원들이 사측의 요구를 매일 거절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호소하며 유니클로가 '사내판매를 장려한다'는 말로 강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작성자는 유니클로에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벌어지는 강제판매에 따른 직원들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작성자는 "전범기업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도 모자라 받은 월급을 그들의 매출 달성을 위해 사용한다"고 심리적 고통을 토로했다.
더욱이 작성자는 "영업 시간이 끝난 뒤 결제된 구매 내역에 대해 조사해달라", "직원들에게 익명으로 조사해 진실을 밝혀달라"는 등 구체적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은 주장의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여론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유명 맘카페 및 IT 커뮤니티 등을 불문하고 해당 글이 전해지면서 유니클로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몇몇 네티즌들이 유니클로의 강매 행위가 예전부터 유명했다는가 하면 직원들에게 옷 구매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말을 보태면서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대해 본사에서도 오해의 여지가 큰 중요사항이라 생각해 내부 차원에서 면밀히 조사를 벌였지만 사실 무근으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통상 홍보대행사를 통해 입장을 밝혀오던 유니클로가 본사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주장이 불러올 여파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더욱이 사측이 조사한 대로 사실무근이라면 이 글은 허위주장이 되는 셈. 하지만 유니클로는 작성자에 대한 법적 대응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려 중이다"라고 답해 별다른 대처나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 밝혔다.
유니클로는 일본불매운동 직격타를 맞은 대표 그룹이다. 전범기업이란 시선에 더해 불매운동이 시작된 직후 오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재무책임자(CFO)가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의 불매운동이)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반감을 키웠다.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것이란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지난달 매출이 70%가량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더욱이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는 고객을 몰래 촬영해 사진 등을 인터넷에 올려 조롱하는 이른바 '유파라치(유니클로+파파라치)'가 등장할 정도였다. 실제 지난 20일에는 유니클로 옷을 사는 고객에게 시비를 건 60대 남성이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