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카카오톡 ‘지갑’이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하자 네이버는 ‘서랍’을 꺼내들었다.
네이버는 알림 위주의 기능을 제공했던 기존 ‘서랍’을 카카오톡 ‘지갑’처럼 이용자의 정보를 담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무한 경쟁으로 선택권이 넓어진 소비자들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필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서랍’ 기능을 대규모 개편한다. 현재 네이버 서랍은 이용자가 예약한 식당이나 송금 내역 등 ‘알림’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외 코로나19 QR체크인이나 네이버 인증서 기능도 제공하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글씨로 담겨 있다.
네이버는 이런 서랍 체계를 완전히 개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보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네이버 인증서와 자격증 등을 담아 손쉽게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기존 알림 기능은 따로 영역을 만들어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서랍 개편은 카카오톡 ‘지갑’을 견제한 조치로 해석된다. 카카오톡 지갑은 카카오가 처음으로 선보인 개인정보 보관 공간이다. 자격증과 인증서 등의 사적인 정보를 카카오톡 지갑에 담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가입자라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느꼈다. 그렇게 입지를 다져온 카카오톡 지갑은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넘겼다. 민간 인증 서비스 중 가장 빠른 가입자 속도다.
카카오가 발걸음을 빨리 하자 네이버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네이버 서랍은 카카오톡 지갑보다 반년 이른 지난해 5월 출시됐으나 가입자 수는 절반도 못 미치는 400만명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알림 기능을 빼고 자격증과 인증서 위주로 개편하는 것은 카카오에 대응해 경쟁 구도를 갖추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플랫폼 무한 경쟁 시대인 만큼 기존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록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이들의 소리 없는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기업간의 경쟁은 품질 경쟁으로 이어지고 그럴수록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 넓어지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용자와 관련된 정보와 도구를 더욱 손쉽게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될 예정으로 4월 중순 중으로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