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이번 재·보궐 서울 시장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부동산이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오세훈 시장의 당선에도 당분간은 공공과 민간사이에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공공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곳에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오 시장의 당선 이후 일어날 재건축 관련 변화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라며 "어차피 지금도 공공재건축과 민간재건축은 같이 있다. 비교 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 당선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대격변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공공사업 관련 조합 측에서는 속도 문제에 신중함을 드러냈다. 사업 수익 등을 고려해 언제든 민간 사업으로 갈아탈 수 있으나 공공재개발을 그대로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일주일 안에 규제를 풀겠다며 호기롭게 나선 오 시장이지만 여건이 좋지 못함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오 시장은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을 두고 안전진단 문제로 재건축이 늦어진 곳이라면서 "취임 후 일주일 안에 안전진단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안전진단 규제 문제를 처리한 뒤 민간에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력을 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비사업 인허가권은 구청장에게 있다. 양천구청장과 노원구청장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또 서울시장의 권한만으로 각종 재건축·재개발 규제 관련 법안을 바꿀 수는 없다. 시의 부동산 정책 추진에서 협력해야할 시의회도 민주당 일색이다. 시의회 109석 중 민주당은 101석을 차지하고 있다. 야당 소속인 오 시장과 충돌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중앙정부나 시의회·구청장 등의 협조 없이 오 시장의 힘만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밀기에는 난관이 적지 않다.
오 시장의 우군이 될 수 있는 것은 여론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사업에 대한 조합 쪽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LH 투기 등 각종 악재가 있어 민간사업에 저절로 힘이 실릴 시기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공공재건축 후보 단지는 사전 컨설팅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공공사업과 민간사업에서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공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된 신길 13구역에 박인식 재건축 조합장은 "심층 컨설팅을 신청한 상황이다"라며 "6월 이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주민들 반응을 살핀 뒤 공공재건축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