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원전 시장에서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준공부터 해체까지 도맡아 수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31일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전 해체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다수의 원전시설 준공 경험이 있는 만큼 해체 기술까지 갖춘다면 수주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해체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 지난 2015년 12월 원전 해체 선진 기업인 미국 에이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원전 해체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포석을 일찌감치 마련했다.
원전 해체를 진행한 국가는 미국·독일·일본 등 3개국이 전부다. 다수의 원전 시설 준공 경험과 해체 기술까지 갖출 경우 현대건설의 원전 수주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우수한 원전 준공 실적을 자랑한다. 고리1~4호기와 영광 1~6호기를 비롯해 영광 1~6호기를 준공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1·2호기와 신한울 1·2호기도 공사를 마쳤다.
또 현대건설은 지난달 6일 삼성물산과 함께 시공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최근 2323억원 규모의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 연구단지 연구시설 및 부지조성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원전 시장의 전망도 밝다. 국내 탈원전 정책으로 길을 잃었던 시장이 최근 한국과 미국의 '원전 동맹'으로 활로가 열렸다.
현대건설은 수소 연료 전지 발전소와 조류 발전소 등 그린 에너지 미래 산업에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서산 농업 바이오 웰빙 특구 내 그린 바이오스마트시티 개발이 대표적이다.
GS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도 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만큼 해체 기술 확보에 힘쓸 계획이다.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 나선 건설업계..중간 저장 시설 문제 해결 선행돼야
건설사들이 원전 해체 기술 확보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폐기물처리 시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시각이 나온다. 원전 해체에 앞서 고준위 폐기물처리시설 마련이 필요한 까닭이다.
고준위 폐기물은 방사능이 매우 강한 폐기물이다. 부지 선정 전후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전해체를 말하기에 앞서 선결적으로 고준위 폐기물 처리 시설이 있어야 한다"며 "중저준위 폐기물처리 시설 때도 워낙 잡음이 많았다. 건설업계에서 원전해체 기술력 확보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고준위 폐기물처리 시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이런 부분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고준위 폐기물 관리 계획 수립을 위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법제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