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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옥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마침내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2조원대 빅딜이 예상되는 대우건설 본입찰이 25일 진행된다. 인수합병(M&A) 규모를 봤을 때 현금 동원력이 최대 변수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의 2파전 예상과 함께 막판 호반건설이 인수전 참여 의사를 보이는 등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가 인수 의향자들에게 본입찰 일정을 통보하고 이날까지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KD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빠르면 3분기 안에 대우건설 매각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올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관심을 보인 곳은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흥건설의 경우 아파트 분양 사업에 집중하면서 충분한 실탄을 벌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우건설 인수전이 DS네트웍스와 중흥건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봤으나 호반건설 참여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호반건설은 지난 3월 2518억원을 들여 대한전선을 인수하는 등 M&A 시장에 큰손으로 꼽힌다. 다만 올해 호반건설이 이미 대한전선을 인수한만큼 대우건설 인수까지 실제로 나설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입찰 참여 여부는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한 상황이다. 대한전선 인수 당시에도 호반건설은 조용한 행보를 보인 끝에 대한전선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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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대우건설 사업대표(좌), 정항기 관리대표(우)
◆어닝서프라이즈·상반기 수주 1위..몸값 커진 대우건설, 이번엔 다를까
대우건설은 지난 2018년에도 매물로 나왔으나 막판 고배를 마셨다. 당시 인수가 유력했던 후보는 다름아닌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다가 대우건설의 해외부실 등을 이유로 발을 뺐다. 당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가격으로 1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건설업계의 해외 사업 리스크는 건설사 인수를 희망하는 측에 적잖은 부담을 안겨주는 부분이다. 해외 사업장의 경우 현지에서도 부실을 알기 어려우며 잘나가던 사업이 현지 상황에 따라 갑작스럽게 엎어지는 경우도 있는 까닭이다.
다만 올해 대우건설은 국내 정비사업과 주택 사업에 집중하면서 몸값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리모델링 사업에도 다시 뛰어들면서 상반기 도시정비 수주 1위(24일 기준)에 올랐다.
대우건설의 1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영업이익만 22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209억원) 대비 90%가 증가했다.
2018년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대우건설이지만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당시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지점이다.
실제로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에 강한 의지와 함께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매각대상 지분인 KDB인베스트먼트의 대우건설 지분은 50.75%다. 해당 지분의 현재 시장가격은 1조8000억원을 오가고 있다.
이에 중흥건설은 실탄 확보를 위해 KB금융과 손을 잡고 1조원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호반건설의 경우 이미 시공능력평가액 10위권을 오가는 상황이다. 시평액 6위인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할 경우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때 중견건설사가 가질 수 있는 시너지는 해외사업과 수도권, 특히 서울 아파트 진출이다"라며 "중견건설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메리트가 있는데다가 대우건설이 꽤나 정상화 된 상황으로 보여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