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CI(자료=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 규제에 따른 대응 차원을 넘어 포트폴리오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ESG 매직'에 기업공개(IPO) 시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13일 건설업계와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이번주 중 이음PE 컨소시엄을 자사 플랜트 사업부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 먼저 플랜트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본격적으로 인수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 사업부문은 ▲에코비즈니스 ▲에코에너지 ▲에코스페이스(주택 및 상업시설 건설) ▲에코엔지니어링(플랜트·LiBS·배터리) ▲에코인프라 등 총 5개다. 이 중 에코엔지니어링 부문이 분할·매각 대상에 해당한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플랜트사업은 이번 매각 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가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문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는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복안이 담겼다.
또 해당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EPC(설계·조달·시공) 전문회사를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도 곁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주주총회에서 의결 등을 다 통과해야 가능한 사안"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K에코플랜트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사진=SK에코플랜트)
■ SK에코플랜트, IPO 앞두고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 잰걸음
SK에코플랜트는 2023년까지 IPO를 추진하면서 총 3조원의 비용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기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폐기물 소각기업 4곳을 인수한 뒤 추가로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을 인수했다.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다. 건설업계는 전체 폐기물 중 절반 가까이인 46%의 건설폐기물을 배출한다. 건설폐기물을 만드는 건설사가 되려 폐기물 처리에 적극 나선 셈이다. 이에 건설사 중 독보적인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전세계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은 단순한 친환경 경영 강조를 넘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폐기물 처리 산업은 허가 산업으로 신규공급은 어렵지만 꾸준히 처리 수요는 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산업에 진입만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
SK에코플랜트는 에코엔지니어링 부문 매각을 통해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선점하고 폐기물 처리 산업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실질적인 ESG경영에 한걸음 더 다가선 셈이다.
■ 물적 분할에 따른 직원 내부 반발 변수로
SK에코플랜트는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분할 매각을 비공식 안건으로 진행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식 안건으로 진행된 물적 분할이 공개되자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번 물적 분할이 이뤄질 경우 전체 직원 27% 가량에 해당하는 1200명이 신설법인으로 대거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직원들의 동의 없이 물적 분할을 그대로 진행할 경우 잡음을 간과할 수 없다.
SK에코플랜트도 에코엔지니어링 사업 부문 소속 직원 설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홍보실 관계자는 "고용승계나 이런 대안까지 아직 나온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관련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