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게임즈) '한국형 게임' 수익모델(BM)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한때 국내 게임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방식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슨 일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안하니만 못한 법. 극악으로 치닫는 확률을 조여오자 이용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뷰어스는 K-게임에 닥친 위기와 게임업계가 걸어나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돈을 써야 캐릭터가 강해진다. 원하는 아이템을 뽑으려면 극악의 확률을 뚫어야만 한다. 게임회사는 이용자들의 지적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확률형 구조'를 택한다.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라이크(리니지 유사 게임)'인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흔한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게임업계 장악한 '페이투윈(pay to win)' 2000년대 초반 게임사의 주된 수익모델은 정액제나 패키지 판매였다. 모바일 게임은 고사하고 PC게임 조차 대중화되지 않던 그 시절에는 게임 자체를 파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온라인 라이브 게임이 활성화됐다. 수많은 이용자들을 커버하기 위해 서버 유지 등 많은 비용이 필요해졌다. 이에 기존 정액제나 패키지 판매로는 추가 수익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정액제나 패키지처럼 정기적이거나 일회성이 아니다. 게임 내 콘텐츠에 따라 무료와 유료를 구분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게임을 무료로 서비스 하는 대신 각종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흔히 '페이투윈(pay to win, 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고 능력치를 강화) 방식이다. 통상 정액제는 달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패키지는 게임을 유료료 구매한 뒤에는 별도의 과금 없이 이용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 만연...미국·유럽시장에서는 외면 페이투윈 방식은 2010년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요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은 페이투윈 방식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떠올랐다. 국내 확률형 아이템을 최초로 도입한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다. 넥슨은 약 15년 전 메이플스토리에 확률형 아이템인 '부화기'를 선보였다. 알이 부화하면 확률에 따라 희귀 아이템이 등장하는 방식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의 시작은 메이플스토리였지만 게임업계 주 수익모델로 정착시킨 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단숨에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대장주로 등극한 엔씨소프트의 모습에 다른 게임사들도 엔씨를 따라했다. 현재 모바일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없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용자들은 페이투윈 방식을 적용한 게임들을 '리니지 라이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공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도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페이투윈 구조를 취하고 있다. 넷마블이 상반기 공개한 '제2의 나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에 같은 수익 구조를 넣고 있다. 국내에서 외면 받기 시작한 페이투윈을 들고 해외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릴 때부터 콘솔 등 패키지 게임을 즐겨왔던 북미·유럽 지역은 확률형 아이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사실상 통하지 않는 사업모델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페이투윈 구조를 넘어 국내와 해외 모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며 "새로운 IP 발굴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K-게임 쇼크] ②너도나도 ‘확률형’...페이투윈 고집하다 위기

모바일 게임 시장 급부상하며 '페이투윈' 방식 자리잡아
미국 유럽 등 외면...국내에서도 이용자 반발에 봉착

송인화 기자 승인 2021.09.21 08:00 의견 0
(사진=카카오게임즈)

'한국형 게임' 수익모델(BM)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한때 국내 게임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시킨 방식이 한계에 다달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슨 일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안하니만 못한 법. 극악으로 치닫는 확률을 조여오자 이용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뷰어스는 K-게임에 닥친 위기와 게임업계가 걸어나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돈을 써야 캐릭터가 강해진다. 원하는 아이템을 뽑으려면 극악의 확률을 뚫어야만 한다. 게임회사는 이용자들의 지적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확률형 구조'를 택한다.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라이크(리니지 유사 게임)'인 게임과 그렇지 않은 게임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흔한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게임업계 장악한 '페이투윈(pay to win)'

2000년대 초반 게임사의 주된 수익모델은 정액제나 패키지 판매였다. 모바일 게임은 고사하고 PC게임 조차 대중화되지 않던 그 시절에는 게임 자체를 파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온라인 라이브 게임이 활성화됐다. 수많은 이용자들을 커버하기 위해 서버 유지 등 많은 비용이 필요해졌다. 이에 기존 정액제나 패키지 판매로는 추가 수익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정액제나 패키지처럼 정기적이거나 일회성이 아니다. 게임 내 콘텐츠에 따라 무료와 유료를 구분해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게임을 무료로 서비스 하는 대신 각종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흔히 '페이투윈(pay to win, 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구매하고 능력치를 강화) 방식이다.

통상 정액제는 달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패키지는 게임을 유료료 구매한 뒤에는 별도의 과금 없이 이용자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리니지 라이크' 게임 만연...미국·유럽시장에서는 외면

페이투윈 방식은 2010년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요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확률형 아이템'은 페이투윈 방식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떠올랐다.

국내 확률형 아이템을 최초로 도입한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다. 넥슨은 약 15년 전 메이플스토리에 확률형 아이템인 '부화기'를 선보였다. 알이 부화하면 확률에 따라 희귀 아이템이 등장하는 방식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의 시작은 메이플스토리였지만 게임업계 주 수익모델로 정착시킨 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다. 단숨에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대장주로 등극한 엔씨소프트의 모습에 다른 게임사들도 엔씨를 따라했다.

현재 모바일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없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용자들은 페이투윈 방식을 적용한 게임들을 '리니지 라이크'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공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도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페이투윈 구조를 취하고 있다. 넷마블이 상반기 공개한 '제2의 나라'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에 같은 수익 구조를 넣고 있다.

국내에서 외면 받기 시작한 페이투윈을 들고 해외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릴 때부터 콘솔 등 패키지 게임을 즐겨왔던 북미·유럽 지역은 확률형 아이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사실상 통하지 않는 사업모델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페이투윈 구조를 넘어 국내와 해외 모두 성공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며 "새로운 IP 발굴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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