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트윈타워 대우건설 사옥(사진=대우건설)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에 문제적 공약이 수면 위로 올랐다. 대우건설이 조합 측에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이주비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정부 규제와 엇갈리는 공약이 나오면서 꼼수와 묘수라는 시각이 상존하는 모양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이 내달 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주민총회를 연다. 앞서 지난달 28일 조합이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과 대우건설이 투찰하면서 경쟁 입찰이 성립됐다.
대우건설은 과천주공7-1단지와 과천주공1단지에 푸르지오 깃발을 꽂았다. 과천주공5단지까지 수주하면서 브랜드타운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과천주공5단지 조합에 제출한 사업제안서 내용은 파격적이다. '써밋 마에스트로'라는 단지 명을 제안하면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대출규제 해결 방안에 홍보 방점을 찍었다. 정부가 최근 고강도 대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사업진행을 위한 이주비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공약이다.
15억원이 넘는 주택을 가지고 있거나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다면 이주비 대출은 아예 막힌다. 과천 내 분양 시세 등을 고려했을 때 이주비 대출 문제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우건설은 조합 측이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자사가 신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의 이 같은 지원 정책을 두고 꼼수라는 시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이 같은 방법을 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규제가 마땅하지 않지만 자금의 흐름이 순수하게 이주비 목적으로 쓰일지 등에 대해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예기치 못한 제동으로 사업이 파행을 겪을 수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주비 마련을 위해 SPC를 설립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대우건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대출 우회로마저 차단한다면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이주비를 담보대출로만 마련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라며 "오히려 신용을 제공해야하는 건설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조합 측이 이주비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제안한 꼼수가 아닌 묘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