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전례 없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보수적인 색채를 벗는 모습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계열사 체제 변경과 외부 인사 수혈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25일 롯데에 따르면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사업군 및 계열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매, IT, 법무 등의 HQ 통합 운영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는 전통적으로 내부 인재를 육성해왔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의 주력 사업까지 적극적으로 외부인사에 맡기는 혁신에 도전한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이같은 움직임이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따른 방책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부문인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1조7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83억원으로 40.3% 줄었다.
신임 유통군 총괄대표로는 김상현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불린다.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를 선임했다.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그를 영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있어 신동빈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를 주문했다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강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