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좀처럼 일상을 드러내지 않는 신 회장이 최근 서울 이태원동 ‘구찌 가옥’ 매장을 방문해 모피 코트를 착용했다. 이후 동행한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은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의 신 회장은 밝은색 상하의와 스니커즈를 착용했다. 당시 신 회장이 착용한 스니커즈는 롯데케미칼의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된 제품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낳았다.
프로젝트 루프는 롯데케미칼 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재생 플라스틱 원료 제품화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첫 번째 제품으로 친환경 리사이클 가방과 스니커즈를 국내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인 LAR과 함께 선보였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그룹의 체질 개선과 기업문화 바꾸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7월 1일 신 회장은 VCM(사장단 회의)를 통해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목표달성을 위해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가져달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여기에 신규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New Today, Better Tommorrow)'를 발표하며 이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 디자인 경영센터 신설 및 헬스케어 산업 투자로 미래 역량 강화
롯데는 지난달 14일 롯데지주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했다. 초대 센터장으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출신의 배상민 사장을 선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다. 배 사장의 영입은 전략적 자산으로써 디자인 역량을 한층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디자인경영센터는 조직문화 개선을 이루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도 담겨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디자인 혁신과 더불어 창의적인 조직문화 강화 및 기업 전반의 혁신을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롯데지주 내에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을 강화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40대 상무급 임원들을 팀장으로 임명했다.
지주사의 헬스케어팀은 헬스케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계열사별 관련 사업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헬스케어와 관련한 전략 수립 및 시행과 더불어 그룹 내 시너지 방안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 가상모델 루시 (사진=롯데홈쇼핑)
■ 유통 부문도 미래 위해 잰걸음
신 회장은 유통 부문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가장 굵직한 변화는 한샘 지분 인수다.
롯데쇼핑은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트(PE)와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액은 2995억 원으로 한샘 지분 5∼6%를 확보하게 된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IMM PE가 한샘 경영권을 갖고, 롯데쇼핑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한샘은 국내 가구 1위 업체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성장을 보인 홈 인테리어 시장 공략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롯데의 참전으로 리빙 시장은 백화점 3파전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리바트 인수, 신세계는 2018년 까사미아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도 창고형 할인점 빅(VIC)마켓도 부활의 날개짓을 편다. 한때 5개점까지 늘었던 빅마켓은 현재 2개점만 운영중이다. 일반 대형마트 형태로 운영된 목포점과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은 내년 초 빅마켓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023년까지 빅마켓 점포를 2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통탄점과 타임빌라스를 잇따라 오픈했다. 체험형 공간을 조성해 쇼핑과 더불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여기에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가상모델 ‘루시’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또한 스튜디오나 분장실 등도 소비자가 체험해볼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가상현실(VR)장비를 통해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가상 스토어'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그룹이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다. 과거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실적만회를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