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코로나19 영향이 사회 전반에 뻗어있던 불확실한 한 해였다. 금융권도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이슈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 속 금융권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역설적 결과를 가져왔다. 뷰어스는 올해를 마무리하며 한 해 금융권에서 일어난 주요 이슈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지난 11월 진행된 보험업계 간담회 (사진=금융위원회)
보험업계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사효과를 누렸고 질병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안정적인 투자상품으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다만 보험시장 포화로 장기적인 업황 부진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돼 내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보험사 수입보험료는 15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지난해보다 0.9% 늘었으며 손해보험사는 3.5% 신장세를 달성했다.
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순익도 증가했다. 3분기까지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7조630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3% 급증했다. 생보사는 17.8% 늘어난 3조6915억원, 손보사는 3조9390억원으로 증가율이 62.6%에 달했다.
당초 올해 보험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재해,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의료기관 이용률이 감소하면서 자동차보험과 같은 주요 상품의 손해율은 극적으로 낮아졌다.
올들어 수입보험료가 늘어난 상품을 살펴보면 생보사는 변액보험(9.6%)과 보장성보험(2.4%)이, 손보사는 장기보험(5.3%), 자동차보험(3.8%)이 두각을 나타냈다.
또 비대면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높이면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거뒀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야 했고 IT(정보통신)는 물론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전문 인력을 육성, 확보했다.
디지털 전용 채널이나 상품도 새롭게 선보였다. 손보업계 다이렉트 1위인 삼성화재는 새 브랜드 ‘착’을 선보였다. 삼성생명이 금융 플랫폼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IT기업들과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제판분리(보험의 제조와 판매 분리)’를 시도하는 보험사도 늘었다. 현재 미래에셋금융서비스와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제판분리’를 진행했으며 현대해상과 하나손보도 자회사형 GA를 세웠다.
내년에도 보험사들은 혁신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해당 작업에 대한 마무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사들의 2022년은 숨 가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른 ESG 관련 움직임도 더욱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ESG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석탄 화력발전 관련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선언도 이어졌다.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지속가능보험원칙(PSI)에 가입한 보험사들도 등장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고민이 크다”면서 “보험업계에는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